[게임] '크로스파이어' 신화 후 9년…'로스트아크'가 온다
스마일게이트가 올해 온라인게임 분야의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로스트아크’의 첫 시범 테스트(CBT) 일정을 공개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는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총싸움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뒤이을 대작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가 2007년 크로스파이어를 국내에서 선보인 뒤 이듬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출시했다. 지난해 연매출 1조5000억원, 동시접속자 수 최대 600만명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이후 9년간 뚜렷한 성과를 거둔 후속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의 새로운 도약이 절실한 시점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다.

로스트아크 시범 테스트는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이뤄진다. 이 게임은 스마일게이트가 처음으로 개발에서부터 서비스까지 모두 직접 맡은 MMORPG로, 160여명의 인력이 5년에 걸쳐 개발했다. 크로스파이어 흥행으로 포브스 선정 국내 4위 부호에 오른 권혁빈 대표는 2014년 이 게임의 중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위축된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을 로스트아크로 다시 일으켜보겠다”고 말했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게임에서 느끼기 힘든 빠르고 섬세한 조작감과 거대한 규모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단순히 재미있다는 느낌을 넘어 누군가의 추억이 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지 대표는 “세계 어느 나라 게이머라도 재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추가할 것”이라며 “일단 완성도를 높인 뒤 현지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트아크는 권 대표가 9년 만에 세계 시장을 목표로 내놓은 대작 게임인 만큼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그는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가 크게 히트하면서 국내 최고 부호 반열에 올랐다.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주식 평가액이 49억달러(약 5조4200억원)로, 지난 4월 포브스 선정 국내 부호 순위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국내에서 출시됐지만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경쟁작에 밀렸다. 온라인게임이 급성장하던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 주효했다. 권 대표를 포함한 대다수 개발인력이 중국으로 넘어가 6개월간 철야 작업을 해가며 콘텐츠를 현지화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황금색과 붉은색 계열의 총기, 치파오 같은 전통의상을 캐릭터 복장으로 넣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1조5000억원, 동시접속자 수 최대 600만명을 기록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단일 게임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출시 이후 9년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하며 최근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지 대표는 “게이머들과 업계의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