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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사보(社報)

입력 2016-08-22 17:33:01 | 수정 2016-08-22 22:59:44 | 지면정보 2016-08-23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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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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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만든 법이 엉뚱한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논란 많은 ‘김영란법’이 예외일 리 없다. 기업들이 이 법을 의식해 종이 사보(社報)를 잇달아 폐간하면서 인쇄·출판업계로 불똥이 튀었다. 김영란법이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기업 사보까지 언론으로 간주해 발행인(주로 대표이사)과 사보 담당자를 적용 대상(‘공직자 등’)에 포함시킨 탓이다. 당장 사보 편집기획, 스튜디오, 인쇄소 등 소규모 외주업체들이 일거리를 잃게 생겼다.

사보란 기업·단체의 임직원용 사내보와 외부에도 배포하는 사외보를 총칭한다. 기업과 금융회사, 공공기관, 협회, 사회단체 등이 많이 발행한다. 언론의 뉴스·논평과는 달리 주로 대외홍보, 생활정보, 구성원 소식 등을 전한다.

사보의 유래는 16세기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뉴스레터라고 할 수 있다. 해외소식, 투자 등의 정보를 모아 특정 그룹에 전달하는 것인데 훗날 신문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기업 사보(corporate newsletter)는 서양에서도 20세기 초에야 생겨났다. 1980년대 PC 보급 이후엔 이메일 뉴스레터가 활성화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보는 조선운송주식회사(대한통운 전신)가 1937년 2월 처음 발간한 ‘조운(朝運)’이다. 이 사보엔 사업소개, 시사상식, 직원 수필·여행기, 여성 화장·복식법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겼다. 대한통운이 1964년 재창간한 ‘통운·동아’는 100쪽 분량에 컬러화보를 곁들였고 저명인사 칼럼과 연재소설까지 실어 사실상 월간지나 다름없었다.

사외보의 대명사는 단연 아모레의 미용월간지 ‘향장’이다. 1958년 ‘화장계’로 출발해 1972년부터 ‘향장’으로 이름을 바꾼 뒤 한때 발행부수가 150만부에 달하는 국내 최대 인쇄매체였다. 표지모델도 김지미 엄앵란 등 당대 톱배우들이었다. ‘향장’은 여전히 80만부를 발행한다.

사외보의 전성기는 1990년대다. 수천종의 사보가 주간, 월간, 격월간, 계간 등 다양하게 발행돼 우체국이 늘 바빴다. 사보기자를 양성하는 학원까지 성업했을 정도다. 외환위기 이후 비용 절감과 정보화 붐으로 대거 폐간하거나 온라인 사보로 전환해 지금은 3000여종만 남았다.

이런 판국에 김영란법으로 인해 애꿎은 종이사보가 고사할 지경이다. 기타간행물로 등록된 2259종이 법 적용 대상이다. 황당한 것은 종이사보는 해당되고 전자사보나 비등록 사보는 제외된단다. 기업들로선 이래저래 골치 아프니 수십년 된 사외보를 아예 폐간한다. 접대 관행을 바꾸는 것과 기업 사보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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