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직접 요금 제안, 기존업체 따라가는 '카대리'
카카오의 모바일 대리운전 앱(응용프로그램)인 ‘카카오 드라이버’에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요금을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카카오 측은 기본요금(1만~1만5000원)에 시간·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붙는 원래 방식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기존 대리운전에 비해 차별적 서비스로 꼽히는 ‘가격 정찰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22일 카카오 드라이버에 ‘요금 직접 입력’ 기능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대리운전 요금을 직접 설정해 서비스를 호출하는 방식이다. 기사 회원은 요금을 보고 호출 수락을 결정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출시한 이후 서비스 가격을 놓고 사용자와 기사 회원 양쪽 모두에서 불만이 제기됐다”며 “특히 대중교통이 불편해 대리운전 기사들이 기피하는 지역에서 호출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드라이버의 운행 완료율은 카카오 택시(70~80%)보다 낮은 60% 수준이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새로운 기능을 잇따라 선보였다. 기사 회원이 일정 범위 안의 호출을 모두 볼 수 있는 ‘콜 리스트’, 기사 회원이 선호하는 목적지를 미리 설정해 콜을 받는 ‘선호 지역 우선 배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능은 사용자보다 공급자인 기사 회원의 구미에만 맞춘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다소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긴 했지만 가격 정찰제는 카카오만의 차별적인 서비스였다”며 “카카오 드라이버도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