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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가 브레인이 없다] 경제부처 쪼개고 합친 20년…기획은 '실종'

입력 2016-08-22 18:42:55 | 수정 2016-08-22 18:43:10 | 지면정보 2016-08-23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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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만 키운 부처 이합집산
"국가미래 전담 부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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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중장기 정책을 다루는 경제부처들이 20년 넘게 정권의 필요에 따라 쪼개지고 합쳐지면서 정부의 정책 기획 기능이 크게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전략 수립을 전담할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 경제의 ‘큰 그림’을 처음으로 짜고 정책을 집행한 부처는 1961년 설립된 경제기획원(EPB)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1960~1980년대 압축성장을 주도했다. 거시 정책, 정책 기획·조정, 예산 등을 전담했다. 세제, 금융, 국고 등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부터 재무부가 맡았다. 당시 경제부총리는 경제기획원 장관이 겸임했다. 보통 경제기획원이 거시 정책을 마련하고 재원을 분배하면 재무부가 미시 정책으로 뒷받침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두 부처는 끊임없이 갈등했다. 1990년대 중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자본시장 개방을 놓고선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이를 보다 못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두 부처를 합쳤다. 이렇게 ‘매머드 부처’인 재정경제원이 탄생했다. 재정경제원 내부에서도 EPB 출신과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 합성어) 출신 간 다툼은 여전했다. 이때부터 정부의 정책 기획과 장기전략 기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게 관료사회 내부의 평가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이듬해 재정경제원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로 다시 분리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경부와 예산처는 기획재정부로 합쳐졌다.

경제부처들이 이합집산하면서 경제팀의 주축도 계속 바뀌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경제기획원 출신과 재무부 출신이 번갈아 주도권을 잡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강만수 전 장관, 윤증현 전 장관, 윤진식 전 경제수석 등 재무부 출신이 득세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첫 경제팀이 현오석 전 부총리, 조원동 전 경제수석 등 경제기획원 출신 중심으로 꾸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기획원 출신은 구조개혁, 재정정책 등 ‘큰 그림’으로 정책을 조망하는 능력이 앞섰고 재무부 출신은 세제 금융 등을 중심으로 미시 정책에 강점이 있었는데 중장기 대책을 짤 때도 색깔이 달라 혼선이 생기곤 했다”고 말했다.

미래 전략을 고민하는 별도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현안과 거리를 두고 ‘숲을 보는’ 기관이 필요하다”며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제 집행할 수 있도록 지속성과 강제성이 있는 정부 부처가 따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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