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지마!  체조 요정…그래도 후회없이 날았잖아 > 손연재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연합뉴스
< 울지마! 체조 요정…그래도 후회없이 날았잖아 > 손연재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한국시간) 폐막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투혼을 발휘해 온 국민의 갈채를 받은 선수도 많다. 체조 손연재를 비롯해 하키 핸드볼 사이클 등 비인기 종목에 잊어서는 안 될 ‘숨은 영웅’들이 있다.

◆체조 손연재 아쉬운 4위

아시아 최초 리듬체조 개인 메달권 진입을 노린 체조 요정의 꿈은 아쉽게도 실현되지 않았다. ‘체조요정’ 손연재(22·연세대)는 21일 브라질 리우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 볼, 곤봉, 리본 4종목 합계 72.898점을 기록하며 4위에 그쳤다. 목표였던 동메달은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73.583점)에게 돌아갔다. 비록 기대한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롭게 썼다. 최종 4위의 성적은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가 기록한 최고 순위다.

◆온몸 내던진 하키·핸드볼

역대 올림픽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메달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 하키와 핸드볼은 더 이상 열정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비인기 종목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여자하키 대표팀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이후 20년 만에 메달 획득을 목표로 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우승, 2015년 월드리그 2위에 오르며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높였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결국 1무4패, 조 최하위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까지 한 골이라도 넣기 위해 온몸을 던지던 선수들의 투혼은 금메달감이었다.

‘우생순’(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감동의 주인공 여자핸드볼도 1승1무3패의 성적으로 예선리그에서 탈락했다. 여자핸드볼이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지 못한 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32년 만이다. 올림픽 8회 연속 4강 진출 기록도 중단됐다. 우생순 멤버 오영란(44), 우선희(38) 등 ‘아줌마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유럽의 파워 핸드볼을 당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한계와 맞서 싸운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
◆‘사이클’ 박상훈, 부상에 눈물

16일 한국 사이클 역사상 첫 메달 도전에 나선 박상훈(23·서울시청)은 경기 도중 영국의 마크 캐번디시와 부딪치면서 트랙 아래로 떨어져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4년간 올림픽 메달만을 목표로 페달을 밟아온 박상훈은 물론 한국 사이클의 바람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직전까지 전체 18명 중 14위였지만 마지막 포인트 레이스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려볼 만한 상황이었다.

박상훈은 리우올림픽 사이클 옴니엄 종목에서 사상 첫 메달을 기대했던 유망주. 지난 1월까지 월드컵 옴니엄부문 랭킹 4위에 올랐고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8개 국가에만 돌아가는 리우올림픽 옴니엄 출전권을 직접 따내기도 했다. 박상훈은 “낙차는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오히려 영국 선수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계와 맞서 싸운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
◆‘다이빙’ 우하람 사상 첫 결선行

우하람(18·부산체고)은 한국 다이빙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선에 올라 11위를 차지했다. 우하람은 21일 리우 마리아렝크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10m 플랫폼 결선에서 6차 시기 합계 414.55점을 받았다.

한국은 이전까지 역대 올림픽 다이빙에서 한 번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6차 시기까지 진행되는 결선에서 우하람이 보여준 대담함은 한국 다이빙의 미래를 밝게 했다는 평가다. 우하람은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거쳐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