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붕괴 경고한 그린스펀 "조만간 금리 폭등…대재앙 온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이 세계 채권시장 붕괴를 경고했다. 마이너스인 금리가 폭등하면서 채권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낮은 상태의 금리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채권 금리가 조만간 급등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때는 (금리 상승) 속도에 모두가 깜짝놀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19년간 Fed를 이끌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올 들어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연초 연 2.27%이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연 1.55%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는 “임금 단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통화공급 확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스태그네이션(경기 침체 속 인플레이션)의 초기 단계”라고 미국 경제를 진단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싱어 회장은 이날 투자자에게 보낸 2분기 서한에서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는 글로벌 시장의 채권 규모가 13조달러를 넘어섰다”며 “채권시장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버블이 끼어있다”고 지적했다.

싱어 회장은 “세계 채권시장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저금리의 끝은 매우 갑작스럽고, 강력하며, 광범위한 충격과 함께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멀리해야 한다”며 “만약 보유한다면 심각한 타격을 각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모두가 어둠 속에 있다”며 “이럴 때 (저금리에 대한) 극단적 자신감은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물가도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