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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수' 샤오미처럼…저성장 시대 '가성비 경영'이 뜬다

입력 2016-08-19 18:41:13 | 수정 2016-08-19 21:26:14 | 지면정보 2016-08-20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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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경영학 <20> 새로 부각되는 가성비 경영

다시 열리는 생산관리 시대
기업들, 2차 세계대전 이전 호황기엔 효율적 생산에 치중
대공황 거치며 소비 위축되자 다양한 마케팅으로 구매 유도

글로벌 저성장 고착된 지금, 마케팅보다 '가성비' 중요해져
생산효율성 측정 기법 통해 '선택과 집중'해야 경쟁력 향상

김수욱 < 서울대 경영대 교수 >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2016년의 여러 트렌드 중 경영학 분야 최고 트렌드라고 하면 많은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꼽는 것이 있다. 바로 ‘가성비(價性比)’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영어로는 ‘cost-effectiveness’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성비는 왜 중요한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도산이 이어지고 실업자가 늘어났으며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 역시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레 가계 소비가 줄어들며 이는 시장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런 때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해답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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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전 많은 기업은 물건을 생산해내기만 하면 팔리는 호황 시대를 누렸다. 당시 기업의 관심사는 같은 품질의 물건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느냐에 치중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들어 놓으면 팔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적은 투입물을 이용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 기업의 목표였고, 이에 경영과학기법이 발전하며 생산관리가 주된 경영 활동이 됐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대공황 등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마케팅이 중요해졌고, 다른 기업보다 더 좋은 상품을 내놓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기획실이 등장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정체된 시장을 기업이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다시 새로운 생산관리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할 정도로 기업들은 생산운영관리(operations management)에 집중해야 한다. 2015년과 2016년을 뜨겁게 달군 가성비라는 단어가 이를 입증한다.

이제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명품 업체부터 국내 중소기업까지 비싼 노동력 탓에 해외에 외주를 주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과거 우리가 그런 것처럼 OEM에만 머무르지 않았고 자국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성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브랜드 샤오미(Xiaomi Technology)를 들 수 있다.

샤오미는 역사가 유구한 기업이 아니다. 샤오미 미원(Mi1)이란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저가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유명해지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스마트폰 업계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후 보조 배터리를 출시하며 해외는 물론 국내 20~30대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많은 판매액을 올렸다. 미밴드, 미와이파이, 미TV, 미스케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능이 우수한데 가격은 저렴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시장 판도를 뒤집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설립된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잘나갈 수 있을까. 샤오미는 마케팅을 잘한 것도, 인사 전략 등을 잘 짠 것도 아니었다. 샤오미는 생산운영전략(operations strategy)에 집중했다. 그 결과 가장 잘나가는 제조 기업 중 하나로 명성을 떨치게 됐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좋은 제품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럼 가성비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필자가 방문한 많은 기업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은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 것인가와 관계된 ‘생산 효율성 측정’이었다. 이때 필자가 추천한 것은 ‘자료포락분석(DEA·data envelopment analysis)’이다. 자료포락분석은 선형계획법(linear programming)을 활용해 만들어진 기법이다. 1978년 에이브러햄 차니스, 윌리엄 쿠퍼, 에드워드 로즈가 개발한 이래 다양한 기법과 연계돼 40여년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도 해외 유수 저널에서 논의가 계속될 만큼 그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DEA에서는 평가 대상이 되는 각 의사결정단위(DMU·decision making unit)의 투입물 가중 합계에 대한 산출물 가중 합계 비율이 1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각 투입 요소와 산출 요소의 가중치가 0보다 크다는 제약 조건하에 투입물 가중 합계에 대한 산출물 가중 합계 비율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선형계획법이다. DEA 기법은 특히 은행 지점을 평가하거나,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각각을 비교하거나, 병원의 효율성 등을 평가할 때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간 효율성을 비교하기 위해 각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투입하는 여러 수치를 투입물 요소로 두고, 이로 인해 벌어들일 수 있는 영업이익, 매출, 판매량 등의 성과지표를 산출물 요소로 둔 뒤 제품의 상대적인 효율성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구해진 효율성은 비효율적인 제품의 생산 중단, 효율적 제품의 생산라인 증설 등 기업 운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DEA 기법은 제품과 같은 유형의 물질뿐 아니라 서비스도 평가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병원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각 병원의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해 병원 운영비와 같은 금전적 투자, 의사 간호사 수와 같은 인적 자원, 병원 운영시간 및 수술실 수 등 설비 관련 투자 등을 투입물 요소로 추계한다. 다음으로 환자 만족도, 수술 성공률, 병원 매출 등을 산출물로 두면 각 병원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DEA 기법을 잘 활용하면 최근 트렌드에 부합한 ‘가성비 경영’을 할 수 있다.

자기 회사의 투입 대비 산출물 수준을 경쟁사 및 같은 포지셔닝 전략을 가진 회사들의 연간 보고서 등의 자료를 활용해 비교해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 회사를 벤치마킹해야 할지, 효율성을 얼마나 높여야 할지 등도 알 수 있다. 즉 기업에서는 DEA를 활용함으로써 자사 제품 간 효율성 비교, 해외 및 국내 지사 간 효율성 비교를 할 수 있다. 또 동종 산업 내의 효율성 비교를 함으로써 총체적인 기업 운영 전략을 세울 계량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효율성 측정할 수 있는 자료포락분석법

자료포락분석법(DEA)은 선형계획법을 기반으로 의사결정단위(DMU) 사이의 상대적인 효율성을 비교하는 기법이다.

자료포락분석법을 도입하려면 먼저 비교 대상인 의사결정단위를 선정해야 한다. 그리고 각 의사결정단위의 투입물과 산출물을 추계해 DEA 분석을 한다.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A사는 여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공장 중 어떤 공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고 가정하자. 여기서는 각 공장이 의사결정단위가 된다.

각 공장에 들어가는 유지비용(전기요금, 세금, 토지 임대 비용 등), 인건비, 가동 시간 등이 투입 요소가 되며 이를 통해 얻어지는 생산량, 출하량, 품질 등이 산출 요소가 된다. 산출 요소별 가중치를 곱해 더한 가중 합계(Weighted Sum)를 투입 요소별 가중치를 곱해 더한 가중 합계로 나눠주면 DEA 기법에 따라 효율성을 구할 수 있고, 기업은 어느 공장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김수욱 < 서울대 경영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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