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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걸면 다 걸리는 것 아닌가요?"

입력 2016-08-18 18:20:05 | 수정 2016-08-19 00:49:29 | 지면정보 2016-08-19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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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김앤장 '청탁금지법' 설명회에 기업 임직원 600여명 몰려

권익위
"해외서 신제품 설명회 때
기자에 항공료 등 제공하면 김영란법 따른 처벌 대상"

김앤장
"내부 법규정비·관련자 교육 등 기업 차원 대응책 만들어야"

기업 관계자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의문"
조두현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보좌관이 1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기업의 대응과제’를 주제로 기업 임직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김영란법 시행(9월28일)을 앞두고 기업의 업무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조두현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보좌관이 1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기업의 대응과제’를 주제로 기업 임직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김영란법 시행(9월28일)을 앞두고 기업의 업무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다음달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기업 경영활동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18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연 ‘청탁금지법 시행과 기업의 대응과제 설명회’에서다. 설명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법 시행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업들이 상황별로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며 “법에 저촉되지 않는 사회상규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걸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적용 사례·대상 질문 쏟아져

설명회에는 기업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했다. 좌석이 부족해 100여명은 두 시간 동안 선 채로 설명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과 법령상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 회색지대 보완, 금품 수수의 구체적인 해석 등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A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해외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 때 기자들에게 항공료 등 경비 일부와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김영란법 처벌 대상이냐”고 물었다. B기업 해외영업 담당자는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이 해당 지역 한국 대사 등을 초청해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면 처벌받느냐”고 질문했다. 조두현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보좌관은 이에 대해 “모두 김영란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라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기업 활동 가운데 많은 부분이 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점검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조 보좌관은 “TV홈쇼핑 업체도 방송사업자로서 김영란법 대상이고, 배우자가 공직자일 때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면 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교수가 기업과 자문계약을 맺고 자문료를 받는 것은 용역 거래 행위로 법 위반 대상은 아니지만, 자문료가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법인 차원 대응책 마련 절실

직원 개인이 아니라 법인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백기봉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기업들이 리스크 사전 점검, 내부규정 등 정비, 모니터링 시스템, 정기 감사체계, 관련자 교육, 법 위반에 대응하는 인사조치 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임직원이 법인 업무에 관한 위반 행위를 하면 법인에도 벌금 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법인이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감독한 경우에만 면책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면책 요건이 되기 위해선 직원에 대한 사전 교육과 법령 위반 감시 여부 등이 중요하다”며 “사후적으로 위법 행위가 적발됐을 때 시정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법인의 조치와 대응 등도 면책 요건을 따질 때 고려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C기업 홍보 담당자는 “전문가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면서도 “사회상규라는 추상적인 면책 규정 때문에 기업 스스로 현장에서 완벽한 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D기업 대관 담당자는 “정부나 경제단체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나와야 할 것”이라며 “다음달 28일 법이 시행된 뒤에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혼란 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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