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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년물 국채, 시도는 좋지만 독약일 수도 있다

입력 2016-08-18 18:40:11 | 수정 2016-08-19 00:13:23 | 지면정보 2016-08-19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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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로부터 50년 뒤에 상환하는 ‘50년물 국고채’가 이르면 오는 9월에 처음 발행된다고 한다. 또 시장반응을 봐가며 추가 발행여부도 타진하겠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계획이다. 글로벌 장기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는 지금이 재정구조를 개선할 최적의 기회라는 판단일 것이다. 때마침 국가신용등급도 올라가 있는 만큼 여건도 좋다.

초장기 채권에 대한 시장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장기물 발행은 환영할 만하다. 국제회계기준(IFRS)의 확대 적용을 앞둔 보험사들이 특히 지급여력(RBC) 비율을 제고할 수 있는 장기채 발행을 반기고 있다고도 한다. 보험상품의 긴 만기와 장기채권을 매칭시키면 자산 구조에 따른 포트폴리오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하면서 외국투자자들도 한국의 초장기 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장기 국채 발행의 성공은 그 자체로 자본시장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생각해 볼 대목도 많다. 우선 장기채를 통한 손쉬운 재정확충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가 채무가 증가할수록 국채 만기를 장기화하려는 경향도 나타난다. 상환 부담이 50년 뒤에나 발생하기 때문에, 선거일정을 치러내야 하는 정부로서는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 한 세대(30년)를 넘어 손자 세대로 빚이 떠넘겨지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소홀해진다. 이 같은 도덕적 해이가 장기 재정전망과 결합할 경우 자칫 치명적 결과를 부를 수 있다. 지금처럼 성장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복지비용과 이자지출이 급증하면 2036년께 디폴트에 빠질 것이란 국회예산정책처의 진단까지 나온 터다.

장기저리자금의 조달이 세제 지출 등 재정건전화를 위한 개혁조치의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대상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브렉시트라는 큰 변수가 있어, 초장기채 발행으로 국채 잔존만기(만기까지 남은 기간)가 확대되는 것은 변동성을 키우기 마련이다. 한국 장기채에 매겨진 지금의 비정상적 저금리는 앞으로도 경기가 호전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금리도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깔고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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