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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삼성·LG, 자동차 산업의 '갑'이 될 수 있을까

입력 2016-08-17 16:38:27 | 수정 2016-08-17 16: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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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1994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돈은 못벌더라도 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삼성의 우수 인력을 미국으로 보냈다. 미국으로 간 직원들은 미시간대학교에서 자동차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던 데이비드 콜 박사를 만나 삼성의 자동차 사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데이비드 박사는 자동차 사업 대신 전장(차량용 전자 장비) 사업을 권했다. "삼성이 지금 전자 사업을 하고 있으니 자동차 전자전지부품 사업을 먼저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물론 삼성은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자동차 사업은 실패했다. 1997년 시작된 외환위기 여파로 사업을 접어야했다. 이건희 회장은 결국 차는 만들었지만 돈은 벌지 못했다.

올해 초 인터뷰를 위해 한 대학 교수를 만났다. 그가 바로 1990년대 초 데이비드 박사를 만난 인물이다. 이 교수는 "당시만 해도 완성차 업체는 갑, 부품 업체는 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자존심 상 삼성이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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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장 사업을 시작했다. 1994년의 이건희 식대로라면 삼성은 자존심을 버린 셈이다.

그런데 삼성 뿐만이 아니다. LG도 자동차 부품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속속들이 전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마그네티 마렐리를 30억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LG전자는 최근 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연구·생산기지 '인천 캠퍼스'에 미국 완성차 업체 GM(제너럴모터스)의 전기차에 공급할 전장부품 전용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이처럼 자존심 강한 대기업들이 을이 되길 자처하는 것을 보니 자동차 부품 사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이긴 한가보다. 하긴 이 부회장이 "차를 만들 생각은 없지만 돈은 벌겠다"고 한 것을 보니 전장 분야가 고성장·고수익이 기대되는 산업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90억 달러(약 262조원)에서 2020년 3033억 달러(약 332조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전장 산업의 미래가 밝은 만큼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만 보더라도 구글·애플 등 정보통신(IT)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자동차 산업의 주요 축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전자 전기부품 통합체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는 엔진이 있는 기존 자동차에 비해 전장의 비중이 2배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제는 자동차를 조립하는 문제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며 "차세대 자동차는 어떤 부품이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서는 IT 기업, 부품 업체, 완성차 업체 등이 업종을 떠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완성차가 갑이고 부품 업체가 을이라는 공식은 깨졌다. 어쩌면 자동차 산업에서 삼성이 돈도 벌고 갑이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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