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기본 화기인 소총 관련 예산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소총 생산 방위산업체가 추가 지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K2 등 군의 주력 소총을 생산할 방위산업체로 다산기공을 추가 지정했다고 방위사업청에 통보했다. 전북 완주군에 있는 다산기공은 총기류, 항공기, 자동차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국방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17~2021년 국방중기계획’에서 소총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소총 수요가 급격히 줄었음에도 이번에 방산업체를 추가 지정해 과잉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0여년간 군의 소총 개발과 생산을 담당해 온 S&T모티브는 강력 반발했다. S&T모티브는 이날 ‘국가가 세운 조병창(造兵廠), 45년 만에 문 닫을 위기’라는 자료를 내고 “품질과 신뢰성이 검증 안 된 신규 방산업체를 졸속으로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S&T모티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3년 소총 국산화를 위해 세운 조병창을 모태로 한 방산업체로 그동안 K1, K1A, K2, K2C1, K3 등 군의 주력 소총과 권총 등을 생산해 왔다.

S&T모티브 관계자는 “소총 수요 감소로 고용 유지를 위한 비상경영 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이번 신규 업체 지정으로 공장 가동이 더 어려워져 아예 문을 닫을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경쟁체제 구축을 통해 방위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총 방산업체를 추가 지정했다”고 해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