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시티'로 도시혁명 선도하자
교통이 혼잡한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치정보를 통해 즉시 운전자에게 다른 대체도로로 교통흐름을 안내한다. 자동으로 112, 119에 연결해 구급차 및 사고복구반이 출동하는 등 필요 조치가 동시에 이뤄진다. 물·에너지 등을 쓸 때도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미터링으로 실시간 공급자와 수요자 간 양방향 계측이 가능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는 향후 관련 인프라 서비스가 상호 연계 통합된 편리한 ‘스마트시티’에서 살게 될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말 그대로 똑똑한 도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교통, 환경, 수자원, 에너지 등 도시 인프라를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해 도시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이다. 최근 많은 국가가 에너지 절감, 지능화된 첨단교통시스템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에 주목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주목받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은 도시를 기반으로 기술혁신이 이뤄지고 있으며, 스마트시티는 이런 제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이 된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물론 중국 인도 등도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2014년 440조원에서 2019년 12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스마트시티로는 교통 관리가 효율적인 싱가포르, 스마트그리드로 구현하고 있는 바르셀로나 등을 들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서울, 인천 송도 등이 방범 방재 교통 등의 기능을 갖춘 도시 통합관리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어느 곳도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시티라고 하기에는 곤란하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세계 선도형 스마트시티 구축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시 내 각종 인프라를 연계·통합하는 것은 물론, 도시의 수많은 공공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기술성과를 연계해 스마트시티 통합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부처별 분산 추진해온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을 통합추진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은 2004년 화성, 동탄 신도시에 한국형 스마트시티라고 할 ‘유 시티(U-City)’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부처별로 에너지, 교통, 공간정보, ICT 등 스마트시티 관련 세부 요소기술들을 개발해 왔다. 일부 기술들은 세종, 청라, 판교 등 주요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성과물이 급격한 기술변화를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도시 구성요소 간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연구성과물을 도시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구현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국가전략프로젝트를 통해 부처별로 분산된 기술성과를 결집시키고 물, 에너지 등 주요 인프라 연계 및 유·무선 네트워크 간 통합을 이뤄낸다면,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시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실증을 통하지 않으면 기술성과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증사업을 통해 살아 있는 스마트시티 모델을 구현해 낸다면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형 스마트시티로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이다.

스마트시티 기반이 없이는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과 관련한 미래 신산업은 물론 도시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도시의 인프라 고도화, 통합관리시스템 개발, 시민참여서비스 솔루션까지 패키지로 개발하고 이를 실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도시관리의 효율성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글로벌 도시혁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전하는 길이다.

김병수 <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