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이 ‘반도체칩 편집증’에서 벗어나 신기술과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성장을 이끌어온 PC 반도체칩 사업에만 의존해선 회사 장래가 어둡다고 판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16일부터 3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인텔개발자포럼(IDF)’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전략 변화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이 관심을 두는 신기술 분야로는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꼽히고 있다.

크르자니크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의 실수는 위대한 리더십과 성공을 향유하면서 오직 하나의 사업(반도체칩)에만 초점을 맞춘 편집증에 있었다”고 고백했다.

모바일시대로 접어들면서 PC시장이 쪼그라들었고, PC칩 중심으로 성장해온 인텔 이익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PC칩은 인텔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런 사업환경 변화를 감안해 인텔은 클라우드컴퓨팅 서버에 들어가는 칩 분야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서버 칩 시장에서 인텔 점유율은 97%에 이른다.

인텔은 지난주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네르바나시스템스를 인수했다. BMW,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모빌아이와는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