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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불똥 튄 예체능 '교수 레슨'

입력 2016-08-16 17:31:01 | 수정 2016-08-17 02:44:47 | 지면정보 2016-08-17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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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습비 연 300만원 넘으면 형사처벌…교수들 "신고하면 끝장"

시간강사 과외 교습도 '불법'…강력한 '레슨 금지법' 될 듯
수능 앞두고 수험생 대혼란…학부모 "레슨 더욱 음성화될 것"
교수들 "예체능 영재교육과 입시 돈벌이 구분해야" 지적도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예체능 입시를 위한 ‘교수 레슨’이 철퇴를 맞을 전망이다. 다음달 28일부터 시행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학교수 및 강사의 과외교습이 ‘부정청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7일)을 코앞에 두고 강력한 ‘레슨 금지법’이 적용되는 터라 예체능 입시 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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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분야 ‘교수 레슨’ 시장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온 영역이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 제3조는 대학교수 등 교원의 과외교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음악대학의 경우 주요 대학 현직 교수는 최소 시간당 100만원, 강사는 시간당 8만~10만원이라는 ‘시세’가 학부모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교수 레슨’ 시장 규모만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사교육업체들은 추정하고 있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4년제 대학의 예체능 계열 모집정원만 3만여명이다. 전문대까지 포함하면 수험생이 6만명을 웃돈다. 이들이 한 명당 연간 200만원씩만 레슨비로 쓴다고 해도 1200억원 규모다. 유명 대학교수들은 여러 명의 ‘새끼 강사’를 거느리는 등 기업형에 가깝다는 말도 나온다. 첼로 전공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중학교 때부터 최소 매주 1회씩 새끼 강사로부터 레슨을 받는 게 보통인데, 이것만 해도 한 달에 100만원을 넘는다”며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 레슨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선 급성장한 예체능 입시 시장 덕분에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서울 방배동 예술의전당 인근 오피스텔 가격은 유명 교수에게 개인 과외를 받으려는 지방의 부유층 자제들이 몰리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교수 레슨’ 시장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기존 ‘학원법’이 단속 건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했던 것과 달리 ‘김영란법’은 부정청탁 범위 등 ‘그물코’가 워낙 넓기 때문이다.

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김영란법상 대학교수는 부정청탁을 해서도 받아서도 안 된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레슨을 해주면 부정청탁 조항에 걸리고, 레슨비를 받았다면 금품수수 금지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동일인에게 300만원 이상의 레슨비를 받으면 형사처벌될 수도 있다. 시간강사는 법적으로 교원 신분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의 ‘교원 관계자’에 포함될 수 있어 마찬가지로 과외교습을 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서울 주요 대학에 출강하는 강사 A씨는 “누가 신고라도 하면 끝장 아니냐”며 “법 시행 초기에 시범 케이스로 걸릴까봐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영란법’의 또 다른 강력한 조항은 ‘학원법’과 달리 부정청탁을 중개한 매개인도 처벌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악과 출신이 개인교습을 원하는 지인을 현직 교수에게 소개해주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바이올린 전공 자녀를 둔 서울 대치동의 한 학부모는 “교수 레슨이 더욱 음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예체능 ‘교수 레슨’ 제도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상직 서울대 음대학장은 “교수들이 돈벌이를 위해 입시 레슨을 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며 “다만 재능 있는 영재들을 조기에 교육하는 것까지 불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박동휘/임기훈/황정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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