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과 같은 구체적인 대북 제안 없이 북한 주민을 향해 “통일시대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과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이 존중되는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통일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라며 동참을 호소한 것은 향후 대북관계에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주민들의 남북통일에 대한 경계심을 해소하는 동시에 폭정과 폭압을 일삼는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 녹아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 당국을 향해서는 △핵개발 중단 △주민 인권보호 △시대착오적 통일전선 시도 중단 등 세 가지 사항을 촉구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온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