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화 레딕스 대표가 대전 본사에서 크기와 무게를 3분의 1로 줄인 산업용 LED등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황순화 레딕스 대표가 대전 본사에서 크기와 무게를 3분의 1로 줄인 산업용 LED등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색온도가 6000K(캘빈)를 넘는 LED(발광다이오드)등은 시력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잘 살펴서 골라야 해요. 일부 저가 LED등의 색온도가 지나치게 높은데, 이런 조명 아래에서 하루 종일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해로울 수밖에 없죠.”

황순화 레딕스 대표는 지난 12일 대전 대덕구 본사에서 “좋은 불빛 아래에서 공부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빛떨림 없는 LED등

레딕스는 지난달 말 대전 진민고 교실의 형광등을 두 배 더 밝은 LED등으로 교체했다. 형광등 불빛이 잘 닿지 않던 구석진 곳은 세 배 이상 밝아졌다. 교실이 더 밝아졌는데도 전력 사용량은 오히려 37% 줄어들었다. 레딕스는 전민고에 이어 오는 24일까지 다섯 개 고등학교 교실에 LED등을 납품한다. 황 대표는 “학교를 찾아가 좋은 LED등이 어떤 것인지 설명했더니 값싼 제품만 찾던 담당자들이 태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LED등의 품질은 눈으로 따지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LED등을 살 때는 색 온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전시는 3년 전부터 녹색소비자연대 등과 함께 저품질 LED등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TV를 만들다가 불량이 난 LED를 헐값에 사서 저품질 LED등을 생산하는 곳이 꽤 있다”며 “저품질 LED등은 조도가 낮고 빛이 고르지 않아 눈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수명 5만시간 ‘거뜬’

황 대표는 레딕스가 만든 LED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빛이 떨림 없이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데 각별히 신경 썼다. 망가지지 않고 5만시간 이상 쓸 수 있다. 수명은 5년도 더 된다.

황 대표는 “빛을 내는 LED 발광칩은 5만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보통 교류 전기를 직렬로 바꿔주는 컨버터를 저가로 쓰기 때문에 5만시간을 버텨주는 제품이 많지 않다”며 “레딕스 LED등은 컨버터를 집적회로로 바꿔 제품 수명이 5만시간을 거뜬히 넘는다”고 강조했다.

공장 등에서도 빛이 밝고 수명이 긴 레딕스 LED등을 작업장 조명으로 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레딕스는 작고 가벼운 100W급 산업용 LED등 양산을 앞두고 있다. 2500g에 이르던 무게를 700g 정도로 줄이고, 크기도 3분의 1로 줄였다. 황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술 이전을 받은 뒤 국민대와 산학협력해 얻은 연구 결과를 집약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 등 통해 판매채널 확보

레딕스는 올 상반기에만 LED등으로 매출 8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여성 사업가에게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황 대표는 “인맥 등으로 짜인 네트워크를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 박람회 등에 참가해 제품을 알렸다”며 “이제는 고정 거래처가 꽤 된다”고 했다.

레딕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도 개발 중이다. 황 대표는 “LED 조명에 모션감지 센서 기술을 더해 사람이 있을 때만 켜지는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홀몸노인이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신고하는 기능을 갖춘 똑똑한 LED등을 내년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