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에 꽂힌 중견제약사
복제약을 주로 만들던 매출 2000억원 안팎의 중견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복제약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개량신약은 원조 의약품과 성분은 같지만 효과가 오래가거나 형태를 바꾼 약이다. 이른바 ‘신약보다 더 좋은 신약’으로 불린다.

대원제약은 동아에스티의 위염 치료제 스티렌을 개량한 오티렌에프를 선보였다.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기능을 더해 복용 횟수를 하루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오티렌에프는 올 상반기에 매출 70억원을 기록했다. 단일 제품으로는 가장 많이 팔렸다. 대원제약은 오티렌에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늘어난 1197억원이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소화불량 치료제 가스티인CR을 출시했다. 가스티인CR은 하루 세 번 복용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이 회사는 2010년 첫 개량신약 클란자CR(소염진통제)을 내놓은 뒤 2년 간격으로 개량신약을 선보이고 있다.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은 “내년에 가스티인CR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며 “20% 수준인 개량신약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게보린 등 일반의약품과 복제약에 집중하던 삼진제약도 안구 건조증 개량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개량신약은 신약에 비해 임상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복용 방법과 복용량을 개선한 개량신약에 대해서도 약가를 우대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한 46개 제약사는 약가 우대를 받는다.

하지만 일반 복제약과 개량신약 중에서도 두 가지 이상 성분을 합친 복합제에 대해서만 약가를 더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약속한 만큼 개량신약에 대해 보다 폭넓게 혁신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