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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중견기업] "선진국 산업구조 주축은 중견·중소기업…해외로 눈 돌려 판 키워야"

입력 2016-08-15 18:42:37 | 수정 2016-08-15 23:27:49 | 지면정보 2016-08-16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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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경쟁력 제고 위한 특별 좌담회

기업 규모로 편 가르는 건 지나치게 소모적
견실한 중견기업 많아지면 일자리 저절로 해결

글로벌 시장선 약자 보호식 접근법 안 통해
정부 산업정책도 성과에 중점 둬 투자 유도해야

사회=문희수 한경 논설위원
왼쪽부터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 주영섭 중소기업청장기사 이미지 보기

왼쪽부터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정부가 중견기업만을 위한 연구개발(R&D) 정책과 해외 마케팅 지원책을 내놓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지시’ 때문이다. 중견기업은 남이 갖지 못한 기술과 서비스로 세계를 상대해야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제도적 뒷받침이 갖춰지면서 중견기업이 R&D와 해외수출 분야에서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은 15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국내외 시장에서 중견기업의 역할 등을 모색하는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이동기 한국중견기업학회장(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참석했다. 문희수 한경 논설위원이 사회를 맡았다. 참석자들은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산업 생태계가 살아나고 경제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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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가 ‘성장사다리 구축’이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또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중견기업은 경제의 허리다. 선진국의 산업구조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주축이다. 그래서 정부는 중견기업 맞춤형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중견기업 전용 R&D 지원책과 해외마케팅 지원정책 등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그만큼 중견기업 육성에 신경 쓰고 있다.

▷사회=중견기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국내 중견기업은 2979개에 불과하지만 경제 기여도는 작지 않다. 중견기업은 지난해 89만명을 고용해 전체 고용의 7.3%를 담당했다. 중견기업의 총 매출은 483조원이며 전체 법인세의 4분의 1을 냈다.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은 줄었지만 연 매출 1500억원 이상 중견기업의 수출은 3.2% 증가했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업종별로 다르지만 매출 15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중견기업에 해당한다. 매출 규모에 따라 기업이 달라진다. 샘표식품은 회사가 커지면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경영자 입장에서도 기업 규모로 많은 게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와 정책도 이를 고려해야 한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2년 전 ‘중견기업 성장 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중견기업 특별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중견기업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다. 10년 한시법이다. 앞으로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채워나갈 일이 남았다. 중견기업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 청장=특별법 시행 이후 바뀌고 있다. 40여개 법령에 중견기업이라는 개념을 넣었다. 20여개 세제에서 중견기업 공제 구간을 신설했다. 하지만 아직 계류 중인 개정안과 법령이 많다. 국회가 좀 더 빨리 움직였으면 좋겠다.

▷사회=일각에서는 중소기업 정책과 중견기업 정책이 충돌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주 청장=‘제로섬’ 게임은 갈등이 생긴다. 내수시장은 작다. 해외로 눈을 돌려 판을 키워야 한다. 제로섬 게임을 ‘윈윈’ 게임으로 바꿔야 한다. 과거엔 일부 중견기업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소상공인들까지 해외로 나가려고 한다.

▷강 회장=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의 파이를 빼앗는 개념이 아니다. 산업 생태계를 함께 만드는 주체들이다. 얼마 전부터 대기업의 성공신화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 틈을 중견기업이 채울 수 있다.

▷사회=중소기업으로 회귀하려는 ‘피터팬 신드롬’도 심각한 문제다.

▷강 회장=장애물 때문에 중소기업 시절을 그리워하는 중견기업인이 꽤 있다. 기업 규모로 편을 가르는 건 소모적이다. 윈윈해서 파이를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기업인들에게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에서 성장해 대기업으로 진입하는 ‘희망의 사다리’다.

▷박 사장=샘표는 중견기업으로 크면서 기회가 많이 생겼다. 매출의 5%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마케팅에도 신경 쓴다. 마음 놓고 기업활동을 해서 대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 기업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다 똑같다.

▷사회=중견기업 관련 정책의 방향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강 회장=자동차 차체와 부품을 제조하는 신영 대표다. 10년 전만 해도 현대·기아자동차에만 공급했지만 지금은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5%도 채 안 된다. BMW 포드 폭스바겐 같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우리 부품을 쓴다. R&D에 투자해 기술력을 키웠고, 해외에 나가 치열하게 살아남았다. 건실한 중견기업이 많아지면 수출과 일자리가 늘어난다. 새 제도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현존하는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많은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

▷이 교수=산업정책은 특정 기업만 살려서는 안 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모두 잘 되는 해결책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중견기업을 중소기업처럼 지원하자는 게 아니다.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육성하자는 얘기다.

▷주 청장=기업의 활동영역이 글로벌 무대로 옮겨지면 가장 중요한 게 경쟁력을 갖추는 거다. 정부의 산업정책도 성과에 중점을 둬야 한다. 약자보호식 접근법은 글로벌 시대에선 통하지 않는다. 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도록 유도해야 한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은 R&D 투자 비율이 매출의 6%를 넘는다. 우리 중견기업도 투자를 늘려야 한다.

▷사회=독일은 히든챔피언이 국가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주 청장=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뿐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다자간 협력체제가 잘 갖춰져야 한다. 이를테면 수출 중견기업이 힘들어하는 문제 중 하나가 해외 진출 시 금융이다. 정부와 민간 간 역할 분담이 중요할 것 같다.

정리=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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