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발 훈풍' 반도체·디스플레이주 주목
지난해 성장주를 대표하는 ‘얼굴’이 화장품과 바이오주였다면 올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업종이 성장 주도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뿐 아니라 올 하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어서 IT부품과 소재업체로의 낙수효과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덕에 IT부품주 부각

올 상반기 8조8000억원을 투자한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17조원 이상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과 반도체 증설에 투자할 예정이다. 반기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8조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7’ 출시 효과에 반도체 등 부품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마트폰과 PC 등에 필요한 반도체 고용량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늘고 가격도 안정화되고 있다.

'삼성발 훈풍' 반도체·디스플레이주 주목
‘삼성전자발 훈풍’이 코스닥시장의 IT 부품 및 장비주에도 온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증시에 상장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업종 기업의 영업이익 간 상관관계는 평균 0.65에 달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낙수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군에 대한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웨이퍼 장비 업체인 로체시스템즈를 비롯해 싸이맥스 네패스 유니테스트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장비주의 강세가 돋보인다. 아이엠텍 세코닉스 바텍 같은 주요 휴대폰 부품주도 오름세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정대균 파트너는 IT 관련주로 주성엔지니어링과 바텍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정 파트너는 바텍과 관련해 “3분기부터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매출이 본격화되고 유럽과 미국 수출도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도 동시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완필 파트너는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한솔케미칼을 유망 성장주로 꼽았다. 홍은주 파트너는 올 1월 상장한 한솔씨앤피 등 IT 소재부문 성장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휴대폰, 태블릿 등 모바일 IT 기기 외장에 사용되는 기능성 특수 도료를 제작해 팔고 있다. 홍 파트너는 “인도 공장이 가동되는 시기에 맞물려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규모도 지난해(41억원)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형주는 업종 대표주 주목

대형주 중에서는 소재·산업재 분야에서 정유, 화학업종이 성장주로 주목받고 있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정유업종은 가동률 조절과 재고 소진으로 하반기 정제 마진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화학업종은 화학제품 스프레드(원료와 판매가격 차이)가 6월 이후 반등하고 있고 재고 수준도 낮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네이버와 한화테크윈 고려아연 등 외국인 매수 강도가 세지고 있는 업종 대표주도 성장주로 꼽힌다. 세 종목 모두 하반기 상승폭이 컸음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8월 들어 80만원에 육박하며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다시 썼다. 주가수익비율(PER)이 50배에 이르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배가 넘지만 성장성에 대한 눈높이는 올라가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네이버 목표주가 중 최고가는 110만원이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 “모바일 광고의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PC광고 수준으로 광고 단가가 상승했다”며 “올해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15% 성장한 1조5000억원으로 PC광고 시장과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해 네이버가 시장 확대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