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부처, 이번 주 개각…문체부 장관 조윤선 유력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주 개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청와대와 여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조만간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4~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할 예정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1일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탕평개각’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이 “잘 참고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개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후보자 인사검증을 거치는 등 인선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며 “박 대통령의 결심과 발표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 대표가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 배려 인사가 (개각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것은 당·청 간 교감을 거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호남 인사 중용 등 화합형 개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각 대상으로는 4~5개 부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3년 반 가까이 장관직을 맡아오며 업무 피로도가 쌓인 점이 교체 이유로 꼽힌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심각한 혼선을 빚어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는 점에서 개각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 장관 후임으로는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의 발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재수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사장,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윤 장관 후임에는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지낸 이정섭 현 차관의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또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해 문체부와 미래부 수장을 교체키로 하고 후임자를 물색해왔다. 문체부 장관에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가 현 정부에서 여가부 장관과 정무수석을 역임해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게 변수다. 미래부는 청와대 기획비서관을 거친 홍남기 1차관과 최재유 2차관의 내부 승진이나 정부 출범 초기 미래부 2차관을 지낸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농식품부 환경부와 함께 ‘원년 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북핵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어서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쟁 중에 장수를 교체할 수 있겠느냐”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분위기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윤 장관이 교체될 경우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임성남 외교부 1차관 등이 장관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현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인 노동개혁의 과감한 추진을 위해 고용노동부도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 후임으론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등이 꼽히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임기 후반기일수록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정치인 기용은 최소화할 것”이라며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관료들이 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