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신혼·가족여행 등 유형 나눠 여행 표준약관 세분화 하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여행 상품을 ‘신혼여행’ ‘가족여행’ 등으로 분류한 뒤 유형별로 ‘맞춤형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여행 표준약관이 ‘국내여행’ ‘국외여행’으로만 나뉘어 있어 상품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12일 서울 중구 노랑풍선여행사 본사에서 여행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열 개 여행사 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여행사 대표들은 정 위원장에게 “여행 상품별 특성을 고려한 세분화된 표준약관을 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위원장은 “조속히 검토해 관련 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여행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현행 ‘국외여행 표준약관’이 여행 업체와 소비자 간의 다양한 분쟁을 100% 반영할 수 없는 상태”라며 “내년에 표준약관을 개정할 때 여행 상품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선 소비자 피해 방지책도 논의됐다. 온라인 여행 상품이 늘어나면서 최근 오픈마켓, 호텔예약 사이트 등 여행 중개업체와 소비자 간 분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1372 소비자상담센터’의 해외여행 관련 피해상담 건수는 1만5410건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759건이다. 피해상담 건수와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4년 대비 각각 2.8%, 7.5% 증가했다.

정 위원장은 여행사 대표들에게 “개별 자유여행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는 과거의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온라인 소비자 피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달라”고 당부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도 소비자정책 설명회 등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업계의 소비자 피해 자율규제 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