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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에어컨

입력 2016-08-12 18:36:04 | 수정 2016-08-13 06:54:24 | 지면정보 2016-08-13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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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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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국부(國父) 리콴유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은 게 에어컨이다. 낮잠이 일상인 동남아인들의 게으른 품성을 고쳤다는 것이다.

에어컨은 미국의 정치 지형까지 바꿔놨다. 민주당 아성이던 무더운 남부로 보수 성향의 은퇴자들이 대거 이주할 수 있었던 게 에어컨 덕이다. 실제로 1920년대 인구 100만명이던 플로리다는 지금은 1600만명의 네 번째 주(州)가 됐다. 겨울에도 눈이 없는 텍사스, 캘리포니아 남부 등 ‘선벨트(Sun Belt)’의 인구 증가는 대선 판도를 좌우할 정도다.(스티븐 존슨,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도시 형성에도 에어컨의 역할이 지대하다. 과거 온대권에서 주로 대도시가 형성된 것과 달리 최근 성장하는 도시들은 대개 열대 지역에 있다. 두바이 선전 홍콩 방콕 벵갈루루 리우데자네이루…. 에어컨이 없었다면 라스베이거스도 당연히 없었을 테다. 에어컨이 공기뿐 아니라 사람까지 순환시키고 있는 셈이다.

최초의 에어컨은 1902년 미국 공학기술자 윌리스 캐리어가 발명했다. 25세 때 브루클린의 인쇄공장에서 일하면서 여름철 잉크 번짐을 막기 위해 온도와 습도 조절장치를 고안한 것이다. 캐리어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하고 1925년 맨해튼의 한 극장에 설치해 대박을 냈다. 미국 영화산업 부흥도 에어컨 덕이다.

곧이어 의회의사당 백악관에 에어컨이 설치됐고 1930년대엔 비행기와 자동차에도 냉방장치가 도입됐다. 1950년 에어컨이 소형화되면서 미국 가정에 두루 보급돼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더위로 인한 사망률도 최대 40%까지 줄였다.

에어컨의 원리는 압축·액화된 냉매(프레온, R22 등)가 다시 기화할 때 주변 열을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더운 여름날 바닥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체 상태인 냉매를 압축해 액체로 만든 뒤 실내기의 모세관에 쏘면 냉매가 기체로 바뀌면서 주위 열(기화열)을 빼앗아간다. 이때 찬 공기는 실내로, 더운 공기는 실외로 배출한다. 냉장고나 제습기의 원리도 비슷하다.

에어컨의 전력소모가 큰 것은 열이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하는 물리법칙을 압축기 응축기 등을 돌려가며 거슬러야 하기 때문이다. 올여름 열대야인 날이 20일을 넘어 매일 밤잠을 설친다. 에어컨은 비싼 전기료 탓에 켤 수도 안 켤 수도 없다. 에어컨 보급 가구가 1995년 12.5%에서 2013년 67.8%로 높아졌다. 부자만 트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뒤늦게 전기료 누진제를 한시 완화하겠다고 하지만 고지서를 받기 전엔 에어컨 틀기가 여전히 겁난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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