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축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축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나를 형님이라고 불러달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형님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당 사무처 직원들과 대표 취임 후 상견례를 겸한 월례조회 자리에서다.

당 사무처 출신인 이 대표는 직원들을 “아우님들”이라고 칭하며 40분간 대표에 취임한 소회와 포부 등을 얘기했다. 이 대표는 “모든 의식을 다 생략하자”며 연단도 마련하지 않고 재킷도 벗은 채 둥그렇게 둘러앉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앞으로 일할 때는 과장 부장 등 직책을 부르겠지만 오늘은 아우님들로 부르겠다”며 “내 방에 들어올 때 예의를 갖추면 쫓아낼 테니 나를 부를 땐 ‘형님’이라고 하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의전도 없애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흙수저인 내가 갑자기 금수저 대우를 받으면 얼마나 불편하겠느냐”며 “차량 의전 등이 너무 싫고 의전, 예우, 권위주의적인 형식을 다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말단 당직자로 출발해 대표까지 오른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호남 출신에 학벌도 좋지 않아 끌어줄 사람이 없었다”며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죽기 살기로 일했고 당선 가능성 없는 호남에 계속 출마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사무처 모임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불을 끄는 이정현’이라고 소개받았다”며 “가장 먼저 출근해 모든 걸 점검하고 저녁에도 남아 분석자료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제대로 훈련된 여러분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능력 있는 당직자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여러분은 삼성 등 대기업에 가고도 남을 실력이 있는데 새누리당을 택한 사람들”이라며 “당 사무처 국장에서 끝나지 않고 더 높이 올라가고 3사무부총장을 맡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직자 간 계파 대립에 대해서도 “대표 경선에서 다른 후보를 도운 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신경 쓰지 말라”며 “이쪽저쪽 가리지 말고 일하자”고 당부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