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시간대에 펼쳐지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유통업체의 야간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가에는 모처럼 활력이 돌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은 13~15일 연휴 기간 각종 이벤트와 특별 생방송 편성 등으로 올림픽 특수를 매출 극대화로 연결시킬 계획이다.
[리우올림픽] 진종오가 금메달 쏜 새벽…경기 중계하던 홈쇼핑 판매 4배 껑충
경기 결과 중계하며 판매

CJ오쇼핑은 올림픽을 맞아 심야 시간대 방송을 생방송으로 전환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에는 녹화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심야에 올림픽이 열리는 특수 상황 때문에 생방송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쇼호스트들이 실시간으로 경기 결과를 언급하며 판매하면 경기를 보던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리우올림픽] 진종오가 금메달 쏜 새벽…경기 중계하던 홈쇼핑 판매 4배 껑충
홈쇼핑업체들은 스튜디오도 올림픽 중계를 하듯 꾸미고, 대표팀을 응원하는 문구를 내걸었다. 금메달과 직접 연결되는 순금 증정 행사도 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순금을 증정하는 ‘금 나와라 뚝딱’ 경품 행사에 매일 1만8000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쇼핑업체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11일 새벽 금메달 소식과 함께 같은 시간대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사격 종목에 출전한 진종오 선수(사진)가 금메달을 딴 날이다. GS홈쇼핑은 이날 오전 0시10분부터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렌털 상품을 판매해 목표 대비 208% 높은 매출을 올렸다. CJ오쇼핑의 겨울용 상품도 이날 4억5000만원어치 팔렸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주 같은 시간대보다 네 배 많은 매출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업체들은 13~15일에도 주요 올림픽 경기와 연관된 상품을 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양궁 남자 결승전이 열리는 13일 새벽에는 남성용 ‘비커즈 핫썸머 액티브웨어 6종’을 판매한다. 한국과 온두라스의 축구 8강전이 펼쳐지는 14일 아침에는 ‘엔젤레이지 블랙박스’를 팔기로 했다. 윤정민 현대홈쇼핑 편성책임자는 “주 시청자인 남성을 겨냥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처럼 꾸민 쇼핑몰

편의점에서는 시원한 음료류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CU의 6~11일 야간 시간대 생수 매출은 36.0% 늘었다. 에너지음료와 맥주도 30%에 가까운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석환 BGF리테일 상품기획팀장은 “리우올림픽 개막 후 냉장 상품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날의 실적이 특히 좋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올림픽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금메달로 꾸민다. 경관 조명용 LED(발광다이오드) 1만3000개, 외관 디자인 조형물에 설치된 조명 4000여개 등 1만7000여개 조명을 모두 금빛으로 통일할 계획이다.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대형 태극기와 ‘CHEER UP KOREA’ 문구도 내건다.

이랜드그룹은 한강 유람선에서 올림픽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매일 밤 10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심야 크루즈에서 올림픽 주요 경기를 볼 수 있는 스크린 등을 설치했다.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는 올림픽과 관련된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오는 17일부터 시작하는 어린이 축구강좌가 인기다. 김영지 이마트 목동점 문화센터실장은 “5~7세반 수업엔 대기자만 15명이 넘는다”며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8강에 진출한 이후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