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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누진제 '논란'] "전력대란 우려된다"던 정부, 혹서기에 원전 가동중단 '미스터리'

입력 2016-08-11 17:45:47 | 수정 2016-08-12 08:35:37 | 지면정보 2016-08-12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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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개편 피해가기?
전력 예비율 계산할 때 가동중단 발전소는 제외
원전 발전용량 14% 끊겨

"전력예비율 위험 수위인데 누진제 완화 땐 수요 급증"
정부 주장과 맞지 않아

한수원 "예방차원 점검"
찜통더위로 전력예비율이 위험수위라며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에 반대하던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4기(고리 2호기, 신고리 2호기, 한빛 2호기, 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혹서기에 한꺼번에 원전 4기 가동을 멈춘 전례가 없었던 데다 ‘전기료 폭탄’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가동 중단이 이뤄진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일각에선 정부가 전력예비율을 낮춰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반대의 근거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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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더위에 왜?

한국에는 원전 24기가 있고 이를 통해 총 2만3116㎿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원전 4기의 발전용량은 총 3280㎿다. 전체 원전 생산량의 약 14%가 공급을 멈춘 것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원전 가동 중단은 날씨 변화 등 충분한 수요 예측을 거쳐 하는데 혹서기에 한꺼번에 4기를 점검한다고 가동을 멈춘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원전 4기가 동시에 멈춘 적은 없다. 2013년 이른바 ‘원전 비리’가 터졌을 때도 3기만 가동을 중단했다. 원전 비리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부품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하게 한 사건이다.

또 다른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냉방기를 튼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상점을 단속까지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전력대란이 우려돼 전기를 아끼자고 홍보하는 마당에 원전 4기의 가동을 중단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원전 끄고 전력대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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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쓸수록 단가가 비싸지는 제도다. 최저 요금인 1단계(사용량 100㎾h 이하)와 최고 요금인 6단계(500㎾h 초과) 간 차이는 11.7배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 개편 요구가 빗발치자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누진제를 개편하면 싸게 전기를 공급받는 저소득층이 더 많은 요금을 부담해야 하고, 전기요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층은 부담이 주는 ‘부자감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전기 과소비에 대한 우려였다. 산업부는 “두 달 사이 전력예비율이 네 번이나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최대 전력수요 기록도 매일 경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부는 11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5시 최대전력 수요가 8497만㎾를 기록했다”며 “지난 8일 8370만㎾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전력예비율은 지난달 11일과 29일 각각 9.3%, 9.6%를 기록했고 지난 8일 5.9%, 이날 7.4%까지 각각 떨어졌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전력예비율을 계산할 때 가동 중단한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제외한다”며 “원전 4기가 멈춘 게 전력예비율이 낮게 나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부·한수원 “일상적 점검”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2호기, 신고리 2호기, 한빛 2호기는 18개월마다 하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가동 중단했다”며 “월성 1호기는 지난달 22일 이상이 감지돼 가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한빛 2호기는 지난 5월부터 정비에 들어갔고 신고리 2호기와 고리 2호기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29일과 이달 3일 각각 운행을 멈췄다.

이 관계자는 “한빛 2호기는 이달 말, 고리 2호기와 신고리 2호기는 다음달 11일께 다시 가동할 예정”이라며 “월성 1호기 정비는 완료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계획예방정비를 혹서기에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두 달 늦춰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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