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후진타오, 시 한 수로 미국을 때리다
“반드시 산 정상에 올라 뭇 산들의 작음을 굽어보리라(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2006년 후진타오 당시 중국 주석이 미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만찬장에서 대만 국가가 연주되는 등 미국의 ‘결례’가 계속되자 한 오찬 모임 답사에서 웃으면서 한 말이다. 이 말은 당나라 시인 두보가 태산을 바라보며 지은 시 ‘망악(望岳)’의 마지막 구절이다. 후진타오는 비록 지금은 미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교만하게 행동하지만 언젠가는 미국을 압도하고 말겠다는 기세를 이 구절을 인용해 표현했다.

《천년의 내공》은 중국 국학의 큰 스승으로 불리는 지셴린(1911~2009)이 중국 인문 고전 100여권에서 뽑은 148개 문장 가운데 우리 문화와 정서에 맞는 90여개 구절을 자세히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지도층을 비롯한 많은 중국인이 삶의 지침으로 삼고 암기하며 수시로 인용하는 문장들”이라며 “나와 상대를 함께 높이는 품격이나 상황을 다스리고 사람을 가르치는 치도, 상대를 제압하는 기세가 담겼다”고 소개했다. (조윤제 지음, 청림출판, 360쪽, 1만58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