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업종 15개 중 10개 분야가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보고서에서 업종별 협회 15곳을 조사한 결과 10곳은 직간접적으로 보호주의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보호주의를 체감한다고 응답한 업종은 △철강 △자동차 △전자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정밀화학 △화학섬유 △화장품 △타이어 △식품 등이다. 철강은 세계 18개국에서 82건의 수입규제나 조사를 받고 있어 보호주의가 가장 심각하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전경련은 한국 기업이 직면한 보호주의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중국의 저가 수출에 대응한 반덤핑 등 수입규제 조치가 대표 유형으로 꼽혔다. 중국에서 외국 기업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설정하는 까다로운 각종 비관세 장벽,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개발도상국의 의도적 수입규제와 시스템 미비로 인한 통상 애로 등도 지적됐다.

기업들은 앞으로 보호주의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무역수지 적자를 이유로 보호주의로 급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보호주의를 돌파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지속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정부 간 대화채널 활성화를 통한 경제협력 관계 강화 등을 주문했다. 분쟁이 발생하면 WTO 제소나 분쟁해결 절차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통상마찰은 일단 발생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고 그런 면에서 많은 나라와 FTA를 맺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