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때 투자 팍팍 늘려라"…신세계백화점, 역발상 통했다
유통업계가 소비 부진으로 침체된 와중에 신세계백화점의 공격적인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3개 점포를 새로 열고, 두 곳을 증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형 확장을 추진했다. 그 결과 매출이 급증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신세계의 판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업계가 침체 늪에 빠지기 시작한 2013~2014년 무렵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한 ‘역발상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2월 증축을 마친 신세계 강남점의 3~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업계 전체 매출이 7.9% 증가한 것에 비하면 월등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업계가 호황이던 2010년 업계 매출 증가율(23.3%)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강남점 증축을 비롯해 올해 창사 이래 최대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부산 센텀시티몰을 증축했고, 6월에는 김해점을 새로 열었다. 하반기엔 하남점과 대구점 개점도 계획하고 있다. 대구점은 부산 센텀시티몰과 비슷한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총투자액이 8000억원을 웃돈다. 신세계 관계자는 “회사 안팎에서 ‘극심한 소비 침체 속에서 수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하는 게 맞는가’라는 의심의 눈길이 많았지만 과감한 의사결정이 회사 전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별도 법인인 광주신세계 제외)의 올해 상반기 총매출은 2조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강남점 매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난 6월 매출 증가율은 20.1%를 기록했다. 이익도 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강남점 한 곳에서만 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작년 신세계백화점 전체 영업이익의 65% 수준이며, 투자액 1500억원의 80%에 해당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