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
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
대학 본관을 점거중인 이화여대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10일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학생들은 농성 14일째인 이날 오후 8시 졸업생들도 참여하는 두 번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목적으로 시위를 시작했다. 이달 3일 최경희 총장이 결국 설립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그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 10일 오전 이화여대를 찾았다. 대학생들은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 철폐' 문구를 대신해 '총장 사퇴'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1600명 경찰 동원한 최경회 총장은 사퇴하라'라는 피켓이 걸려있는 이화여대 교정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날 아침 찾은 본관 앞에서 몇명의 여학생들이 학생증을 확인하며 출입을 허가해주고 있었다. 10일 저녁 예정된 대규모 시위를 분주하게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는 수차례 인터뷰를 거절당하다 지나가던 김수진 학생(가명)에게서 어렵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화여대가 이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사태는 처음" 이라며 "총장이 사퇴 할때까지 시위가 지속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 학생들은 일방적인 사업 강행과 경찰의 학교 진입을 요청한 최 총장 사퇴 전까지 본관 점거를 해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 측은 전일 교수, 동문회와의 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의견 수렴 등에 나선 가운데 농성 학생들과 서면 대화에 나서고 있다.

최경희 총장 사퇴에 대해 학교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한 우선 방안이 아니어서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대 관계자는 "경찰을 부른 데 대해서도 교직원 구출을 위한 긴급한 상황에서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총장 사퇴 주장이 장기화될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10일 밤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본관 출입문 앞 학생들의 모습.
본관 출입문 앞 학생들의 모습.
이소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숙명여대 법학부 4년) _bargarag_@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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