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국인에 대한 유럽연합(EU)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터키와 EU 간 난민 협정을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은 지난달 15일 자국 쿠데타 진압을 계기로 서방과 불화를 겪고 있으나 지난달까지는 난민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EU가 터키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지 않고 있다"면서 "EU의 터키인 비자 면제 는 지난 6월 1일 시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더는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EU와 터키는 유럽으로 몰려드는 대규모 난민행렬을 통제하기 위해 올해 3월 난민송환협정을 체결했다.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을 터키로 돌려보내고 터키 수용소 난민을 송환자만큼 선착순으로 EU 회원국에 배분하는 방식의 이 협정을 통해 터키는 경제적 지원과 EU 비자 요건 완화를 약속받았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사형제 도입을 추진하는 터키 정부를 겨냥해 사형제 도입 때는 터키가 EU 회원국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