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로펌 홍보의 진화
법무법인 민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제법 아는 언니’란 소셜 계정을 만들었다. ‘제법 아는 언니’는 카드뉴스 형식으로 최근 발생한 이슈에 대해 법률적 조언을 해준다. 예컨대 지난달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신상을 폭로한 인스타그램 ‘강남패치’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을 때는 “화류계 출신이라고 밝힌 것 자체도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계정 운영에는 변호사 두 명과 디자이너, 작가 등 여섯 명이 참여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변호사들이 법률자문을 맡고 작가가 스토리를 짜 카드뉴스를 제작한다. 품이 꽤 많이 드는 작업이다.

계정을 운영하는 정진숙 변호사는 “생활 속 중요한 법률 이슈지만 그 심각성이나 해결책을 잘 모르는 내용을 SNS를 통해 한 번 알려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라며 “로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공익 목적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했는데 법률 자문을 하고 싶다는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로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마케팅 수단도 진화하고 있다. 구성원 영입 광고 등 기존 홍보 수단을 벗어나 세미나, SNS 등을 적극 활용해 능동적으로 의뢰인을 발굴하고 있다.

로펌의 소식 등을 담은 뉴스레터도 잠재 의뢰인 발굴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대형 로펌 중에는 태평양, 광장, 율촌, 화우, 바른 등이 활발하게 뉴스레터를 발송한다. 뉴스레터에는 최근 발생한 법률 이슈, 성공한 자문사건, 승소한 재판 등이 실린다. 기존 의뢰인과 잠재 의뢰인이 대상이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직접 사건 수임과 연결되는 경우도 꽤 있어 뉴스레터 제작에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은 1년에 50~100건의 뉴스레터를 발송한다.

최근에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로펌들이 공익활동에 집중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로펌의 한 홍보팀장은 “때론 가해자도 최선을 다해 변호해야 하기 때문에 로펌에 대한 대중의 시각이 늘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며 “최근 로펌들이 공익활동을 늘려가는 것은 사회 일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립 화우 대표변호사가 한센인을 위해 무료 변론을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재단법인 동천을, 세종은 사단법인 나눔과 이음을, 율촌은 사단법인 온율을 세워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