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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부추기는 '낡은 노동법'] '대체근로 금지' 믿고 노조 툭하면 파업…"사업장 점거 금지를"

입력 2016-08-09 19:49:37 | 수정 2016-08-09 19:49:45 | 지면정보 2016-08-10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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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독소조항'에 우는 기업들

전국 단위 노조 힘 세졌는데 직장폐쇄 등 엄격한 잣대
현장선 생산차질 피해 막심

"법 개정해 사용자 영업권과 파업 불참 근로자 권리 보장해야"
< 노사 대치 중인 갑을오토텍 > 충남 아산의 자동차용 에어컨·히터 제조업체 갑을오토텍의 노동조합이 지난달 8일부터 공장 점거 파업을 하고 있다 갑을오토텍 공장 정문에서 노조원(왼쪽)이 시설 보호를 위해 회사 측에서 고용한 경비용역과 대치해 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 노사 대치 중인 갑을오토텍 > 충남 아산의 자동차용 에어컨·히터 제조업체 갑을오토텍의 노동조합이 지난달 8일부터 공장 점거 파업을 하고 있다 갑을오토텍 공장 정문에서 노조원(왼쪽)이 시설 보호를 위해 회사 측에서 고용한 경비용역과 대치해 있다. 연합뉴스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 노동조합(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소속)이 지난달 8일 공장 점거 파업에 들어간 지 9일로 33일째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지난해 52차례, 올해 22차례 부분·전면 파업을 벌였다. 노조가 관행적으로 공장 점거 파업을 반복하는 배경에는 ‘파업 시 대체근로 금지’ 등 노동법의 독소조항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노동법은 근로자가 사용자에 비해 약했던 1950년대에 제정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금속노조 등 전국 단위 노조의 힘이 강해진 만큼 법 개정을 통해 노조와 사용자 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① 파업 시 대체근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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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43조는 노조가 파업할 때 사용자는 신규채용·하도급·파견 등 모든 대체근로를 활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수도·전기·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장만 파업 참가자의 50% 범위에서 가능하다. 1953년 노조법 제정 당시 도입된 제도가 63년째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반면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가운데 대체근로를 전면 금지하는 나라는 없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규약상 ‘원칙 허용, 남용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전 세계에 파업 시 대체근로 활용을 금지한 입법례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말라위밖에 없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노동계에선 파업 시 대체근로가 허용되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파업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영계는 대체근로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노조가 조합원 과반수 찬성 등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사실상 ‘1년 365일 파업’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숙련도가 필요한 일이 많기 때문에 대체근로가 허용되더라도 기업이 전면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파견이나 하도급을 활용해 공장을 일부라도 돌릴 수 있도록 해줘야 파업 때 발생하는 생산 차질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 600여명의 중견기업인 갑을오토텍과 노조원 15만여명의 금속노조 간 노사 갈등처럼 사실상 노조의 힘이 우세해도 회사가 노조 파업이나 공장 점거에 대응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게 기업들의 호소다.

② 노조의 사업장 점거 허용

갑을오토텍은 비노조원을 활용해 공장을 가동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공장을 점거한 노조에 막혀 있다. 회사의 공권력 투입 요청에도 폭력 사태를 우려하는 경찰은 노사의 자율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에선 파업을 위한 집회를 사업장 부근 일정한 공간에서 여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조 사무실부터 회사 밖에 둔다. 그러나 한국에선 대부분 쟁의행위가 사업장 안에서 이뤄진다. 노조법은 생산 등 주요 시설 점거만 금지하고 있다. 이전에는 노조의 직장 점거가 전면 금지됐지만 1997년 쟁의행위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법이 개정됐다.

이 때문에 노조의 사업장 점거 파업은 수많은 폭력 사태까지 낳고 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조가 쟁의행위를 직장 밖에서 하도록 해야 사용자의 영업권과 파업 불참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 엄격한 직장폐쇄 요건

노조의 불법 직장 점거를 막기 위해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직장폐쇄다. 직장폐쇄는 파업 중인 노조 조합원의 근로 제공을 받지 않고 임금도 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회사는 비노조원을 활용해 공장을 돌릴 수 있다.

대부분 국가에선 사업장 점거 파업이 불법이기 때문에 파업과 직장폐쇄가 동시에 시작된다. 그러나 한국의 노조법은 직장폐쇄에도 엄격한 요건을 걸어놨다. ‘파업 중일 것’ ‘사전에 행정관청과 노동위원회에 각각 신고할 것’ 등이다. 사용자가 요건을 지키지 않고 직장을 폐쇄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등 형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부담 때문에 기업은 직장폐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파업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노조원이 회사를 상대로 ‘불법 직장폐쇄’라며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많다. 갑을오토텍 노조도 회사의 직장폐쇄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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