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문을 연 ‘공유 오피스’ 위워크의 18층 공용공간에서 회원들이 회의하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위워크는 개별 사무공간과 별개로 회원사들이 손님을 초대하거나 회의할 수 있는 공용공간을 갖췄다. 위워크 제공
지난 1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문을 연 ‘공유 오피스’ 위워크의 18층 공용공간에서 회원들이 회의하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위워크는 개별 사무공간과 별개로 회원사들이 손님을 초대하거나 회의할 수 있는 공용공간을 갖췄다. 위워크 제공
한국과 미국 법인을 수시로 오가며 일하는 수학교육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노리의 김용재 대표는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에 있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서울과 뉴욕 사무실 모두 위워크 공간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에 출장 가도 상하이에 있는 위워크 공용공간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직원 수와 회사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무공간을 쓰게 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30개 도시에 100개 지점을 낸 실리콘밸리의 사무공간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가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위워크와 같은 사무실 공유 임대 업체가 늘어나고 있어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사무실 공유, 정보교환에 협업까지

[스타트업 리포트] 세계 30개국서 빌려 쓸 수 있는 '공유 오피스' 상륙
위워크는 2010년 뉴욕에서 설립된 사무실 공유 임대 업체다. 지난 3월 중국 투자 업체 호니캐피털, 레전드홀딩스 등으로부터 4억3000만달러(약 4700억원)를 투자받으며 160억달러(약 17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위워크는 오피스빌딩 전체나 일부를 임대한 다음 이를 분할해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아시아에선 중국 상하이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위워크 강남역점은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전자 본사 바로 맞은편에 있는 홍우빌딩 지상 8~9층, 11~18층 등 모두 10개층을 임대해 1~50인용 사무실로 다양하게 나눠 활용하고 있다. 층마다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접대 및 주방공간이 마련돼 있고, 커피와 맥주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매슈 샴파인 위워크 아태지역담당 이사는 “회원사의 글로벌 진출을 돕거나 미국 등 해외 투자자를 연결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도 위워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점마다 커뮤니티 매니저를 두고 입주사 간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회원 간 정보 교환도 가능하다.

위워크 강남역점은 최대 50명까지 다양한 인력 규모에 맞는 ‘프라이빗 오피스’와 노트북만 가져오면 언제든 업무를 할 수 있는 ‘핫 데스크’로 나눠져 있다. 1인 오피스는 월 69만원, 핫 데스크는 월 3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 청소 서비스, 사무가구 이용 등을 부가 서비스로 제공한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법무법인 세움,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등 다양한 입주사를 포함해 국내에선 1000여명이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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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소호 임대 시장 ‘들썩’

국내에서도 예비 창업자나 1인 창업자가 늘면서 단기로 소규모 사무공간을 빌려주는 공유 오피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중에는 사업 성과에 따라 사무실 규모가 급변할 수도 있다. 그때마다 사무실을 늘렸다 줄였다 하기보다 위워크 같은 공유 오피스를 쓰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국내에 이미 패스트파이브, 토즈워크센터 등 위워크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업체들이 지점을 공격적으로 늘려왔기 때문에 위워크의 국내 상륙이 어떤 파급 효과를 낳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패스트파이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사무실 임대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인 이내의 소규모 사무실 임대 시장은 1조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기업인 글로벌PMC의 김용남 대표는 “위워크는 50인 규모의 큰 사무실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중소업체가 주로 입주하던 중소형 빌딩의 임대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