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00대 기업, 올림픽 열어 보니
글로벌 500대 기업이 출전하는 ‘기업올림픽’이 열리면 한국이 8위에 오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자업종에서 삼성전자가 금메달을 차지하고 철강·조선 등 업종에선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이 은메달을 딸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대표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업종 편중이 심해 다양한 업종 발굴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상위 500대 기업(2015년 매출 기준) 및 업종 분류를 올림픽 출전 종목과 메달 산정 방식 등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국내 산업 경쟁력 수준은 8위로 파악됐다고 9일 밝혔다.

포천 500대 기업의 53개 종목(업종)에 올림픽 순위 산정 방식을 적용하면 한국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전자)가 금메달, 포스코(철강)와 현대중공업(산업장비)이 은메달을 땄다.

종합 1위는 미국으로 금메달 개수는 30개다. 2위는 금메달 7개인 중국이 차지했다. 일본(금 1, 은 3, 동 1)과 영국(금 1, 은 1)은 각각 7위, 9위로 한국의 앞뒤였다.

한국 기업이 진출한 9개 업종 가운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6개 업종(에너지, 유통, 생명보험, 자동차, 정유, 전력)에서 금메달을 딴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의 규모 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국내 대표 기업의 출전 종목은 전체 53개 중 9개(17%)에 불과했다. 나머지 44개 업종에선 국가대표급 기업이 없었다. 국내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전자, 자동차, 철강, 에너지, 정유, 전력, 기계, 생명보험, 유통 등 9개 업종이다.

한국 대표 기업(글로벌 500대 기업)은 2000년 12개에서 2016년 15개로 겨우 3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0개에서 103개로 10배 이상 늘었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보다 다양한 업종에서 많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