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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완화가 '부자감세'라는 정부

입력 2016-08-09 19:59:34 | 수정 2016-08-10 01:10:46 | 지면정보 2016-08-10 A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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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누진제 전기료 폭탄은 과장"
산업부, 들끓는 여론 무시

오형주 경제부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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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네 시간 이하로 틀면 한 달 냉방요금이 1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에어컨을 적절하게 썼는데 ‘전기료 폭탄’을 맞는다는 말은 과장된 표현입니다.”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채 실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누진제 완화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누진제 최고구간인 6단계(501㎾ 이상, 누진율 11.7배)를 적용받는 가구 비중은 냉방 수요가 많은 작년 8월에도 4%에 불과했다”며 “누진제를 완화하면 결국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에서 요금을 더 걷어 소비가 많은 가구의 요금을 깎아주는 ‘부자감세’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전기료에 비해 산업용에 과도한 지원을 한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주택용 요금 평균을 100으로 놨을 때 한국은 61로 미국(70) 일본(142) 독일(221) 등에 비해 낮았다. 산업용 대비 주거용 전기료의 가격 수준도 한국은 108로 일본(135) 미국(178) 독일(221) 등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채 실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산업용 전기료 인상률은 76.2%에 달한 반면 주택용은 11.4%에 그쳤다”며 “주택용에 누진제로 징벌적 요금을 부과하고 산업용을 과도하게 할인해 줬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그러나 누진율 6.9배를 적용받는 5단계(401~500㎾) 가구 비중이 연평균 4.7%에서 8월 12.3%로 대폭 늘어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른 척했다. 최고구간인 6단계를 더할 경우 전체 가구의 16% 이상이 여름철 누진율 7배 이상을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올여름 무더위가 작년보다 훨씬 기승을 부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처럼 높은 누진율을 적용받는 가구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월평균 342㎾(전기료 5만3000원)를 쓰는 도시 4인 가구가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여덟 시간씩 한 달 동안 사용하면 월 전기료가 30만원을 훌쩍 넘게 된다. 한국처럼 전기료에 무거운 누진율을 매기는 나라가 드물다는 설명도 빼먹었다. 산업부의 해명에 100%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누진제를 설명하면서 ‘부자감세’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전기료는 국가가 부과하는 ‘세금’이 아니라 소비자가 사용량만큼 부담하는 요금”이라며 “부자감세라는 해석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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