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쇼핑, T커머스 첫 해외 진출
신세계가 몽골에 이마트를 연 데 이어 해외 업체로는 처음으로 몽골 홈쇼핑 시장에 뛰어든다. 그룹 내 T커머스 회사인 신세계TV쇼핑을 통해서다.

신세계는 몽골 알타이그룹과 손잡고 몽골에서 홈쇼핑 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알타이그룹이 보유한 공중파 채널인 스카이TV에서 연말 시험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신세계가 홈쇼핑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며 상품을 공급하고, 알타이그룹이 회사를 경영하는 방식으로 합작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이와 비슷한 형태로 지난달 몽골에서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했다. 몽골에 이마트 1호점을 열면서 인력을 파견하지 않고 경영 컨설팅과 상품만 공급하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신세계는 몽골에서 이마트와 홈쇼핑 사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홈쇼핑을 통해 배송망을 갖추면 몽골 이마트에서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몽골에 진출한 해외 홈쇼핑 업체가 없고, 몽골은 경제 수준에 비해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어 홈쇼핑 사업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몽골 인구는 300만명으로 내수 시장이 크진 않지만 수도 울란바토르에 약 150만명이 거주해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게 신세계의 판단이다.

국내 T커머스 업체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T커머스는 TV방송을 보면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하는 서비스다. 생방송을 할 수 없다는 점만 빼면 홈쇼핑과 큰 차이가 없다. 신세계는 TV홈쇼핑 진출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작년 7월 T커머스 업체인 드림커머스를 인수해 같은 해 11월 신세계쇼핑으로 채널명을 바꾼 뒤 T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신세계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의류 중심으로 상품을 강화했다. 사업 초기에 2개에 불과하던 방송 채널 수도 7개로 늘렸다. 지난 6월엔 T커머스 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체 방송 센터를 세웠다. 상품 정보를 리모컨으로 클릭하지 않고도 바로 볼 수 있는 ‘비디오 픽’ 서비스도 시작했다.

신세계TV쇼핑 매출은 계속 늘고 있다. 5월 매출은 4월보다 27.5% 늘었고, 6월 매출도 25% 증가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방송 화면만 보면 신세계쇼핑이 다른 TV홈쇼핑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신세계쇼핑이 어떤 제품을 편성하고 어떻게 채널을 운영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