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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과 보상 부재가 직무능력 떨어뜨려"

입력 2016-08-08 18:52:16 | 수정 2016-08-09 03:07:20 | 지면정보 2016-08-09 A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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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후원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

학생 때 성적은 세계 최고 다투는데…입사 후 확 차이나는 한·일

일본 근로자 역량 세계 2위…한국은 10위권 밖 처져
한국, 학력 높을수록 임금↑…일본, 직무능력과 임금 비례
‘고등학교 때까지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던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입사하면 왜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까.’

한국 성인 근로자들의 직무능력이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학 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직무능력에 따른 임금 차이도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이 8일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제1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이 8일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제1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일본보다 직무능력 열세”

한국경제학회 주최·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8일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열린 제1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위다인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조교수는 ‘노동시장에서의 교육과 직무능력에 대한 보상: 일본과 한국의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부실한 대학 교육 탓에 노동자들의 직무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세계 각국 만 15세 학생의 언어 과학 수학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시험인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학생은 늘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12년 PISA에서 ‘읽기 능력’은 일본이 4위, 한국은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OECD가 24개 참가국의 성인(16~65세)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언어능력과 수리력, 컴퓨터 기반 환경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을 조사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CC)에서는 일본과 한국 노동자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일본은 수리력(288점), 언어능력(296점), 문제해결능력(294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핀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성인은 수리력(263점)에서는 17위, 언어능력과 문제해결능력에서는 각각 14위와 10위로 처졌다.

◆“대학 교육 개혁 필요”

논문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원인을 부실한 대학 교육에서 찾았다. 일본과 한국 중학교 졸업자의 수리능력은 각각 4.544, 5.458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위 학교로 올라갈수록 일본인의 점수는 눈에 띄게 높아진 반면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일본은 고교 졸업자가 중학교 졸업자보다 수리능력이 1.729점 더 높았고, 대졸자는 중학교 졸업자보다 1.923점 더 높았다. 언어, 문제해결능력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고학력자일수록 점수가 올라갔다. 그러나 한국은 고교 졸업자가 중학교 졸업자보다 0.505점, 대졸자는 중학교 졸업자보다 0.364점 올라가는 데 그쳤다.

이 교수는 “일본에 비해 노동자의 직무 숙련도가 낮은 것은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한국 고등교육 기관 중에는 졸업생에게 기본 소양도 길러주지 못하는 부실 대학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실 대학과 대학 교육과정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임금과 직무능력의 상관성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일본은 직무능력에 비례해 임금도 올라갔지만 한국은 직무능력과 임금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임금이 높아지는 이른바 ‘학벌 효과’는 두 국가에서 같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한국은 능력에 따라 임금으로 보상받는 구조가 아니라 학력에 따라 입사 때부터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했다. ○“랭킹 따라 학교 선택”

이날 국제학술대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연구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 입시를 통해 본 학벌의식’이라는 논문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학생의 적성이 아니라 학교의 명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위 학교의 교수진이나 복지 수준 등은 큰 차이가 없지만 ‘학교의 이름값’ 때문에 학교 간 사회적 랭킹 차이는 실제보다 더 벌어져 있다”며 “입학 원서 수 등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학벌 문제 때문에 학생들은 단순히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학교를 선택하게 되면서 자신의 적성을 희생한다”며 “이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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