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파나마, 이젠 경제 모범국
세계 부자들의 자금 은닉 창구(조세피난처)로 널리 알려진 파나마가 중남미에서 가장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파나마의 경제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고, 1인당 구매력이 멕시코와 브라질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파나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를 기록해 라틴아메리카 평균 성장률 0.3%의 20배에 달할 것으로 8일 전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전문지 배런스도 파나마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8%의 고성장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활발한 인프라 투자와 친(親)기업적 사회 분위기, 정치권의 협치,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그 비결로 꼽았다.

앞서 세계경제포럼(WEF)은 2015~2016년 ‘국가별 경쟁력 평가보고서’에서 파나마에 4.4점(7점 만점)을 매겼다. 이는 인도 터키 멕시코 등 대표 신흥국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 국제탐사언론인연합회(ICIJ)가 21만개에 이르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가 등록돼 있다며 파나마를 ‘돈세탁’과 불법자금 중개지로 지목한 것과는 다른 진면목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