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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근대 시민' 개념이 빠진 한국의 공교육

입력 2016-08-08 17:29:17 | 수정 2016-08-09 00:34:03 | 지면정보 2016-08-09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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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함양, 전인교육 강조된 20년
무고죄 등 인성부재 범죄만 만연
전문능력 닦아 자립토록 가르쳐야

문근찬 < 숭실사이버대 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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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교육은 김영삼 정부 시절, 1949년 이래 시행돼 온 교육법을 교육기본법으로 개정하면서 교육 목적이 대폭 수정됐다. 당시 민주화운동 이후 등장한 새 정부가 한 일은 ‘모든 기존 가치의 해체’라고 할 만하다. 건국 이후 수십년간 나름대로 한국을 근대국가로 완성하기 위해 작동하던 교육 목적도 그때 해체됐다.

기존 교육법에는 애국애족, 자주독립, 고유문화 증진, 진리탐구와 과학적 사고력 함양, 자유 중시와 책임 존중, 심미적 정서와 예술 함양, 근검노작(勤儉勞作), 무실역행(務實力行), 건실한 경제생활 등의 내용이 교육방침으로 명시돼 있었다. 그리고 1968년 제정된 국민교육헌장에도 교육법에 제시된 방침이 적절히 반영돼 있었다. 이들 교육의 방향은 한국이라는 근대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국민이 어떤 자세와 소양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화 시대를 표방하며 1997년 제정된 교육기본법부터는 기존 교육법에 들어 있던 교육 방침은 폐기되고 대신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의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중시한다’는 내용으로 대체됐다.

그 후 인성 함양과 전인 교육이 강조된 세월이 20년 흘렀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는 무고죄 등 인성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컬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인성 함양이라는 것이 근대시민의 덕목과 관련되지 않은 채 전통적 가치에 머물러, 사람들의 행동으로 내면화할 만한 절박감을 주지 못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 헌법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추구한다. 그 구성원인 근대 시민은 자유로운 존재로서 새로 태어난 개인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신체의 자유와 재산권 개념이 도출된다. 따라서 개인이 땀 흘려 노력해서 얻은 재산은 당연히 그 사람이 전적으로 권리를 갖는 것이며, 국가든 누구든 침탈할 수 없다는 재산권의 개념이 중요해진다.

또 조물주가 모든 인간에게 자유를 부여했다면 인간은 신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가치가 도출된다. 따라서 한국 공교육의 목적이라면 근대국가 시민의 덕목인 자유, 재산권의 중요성, 평등,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 요구되는 전문성의 함양과 경제적 독립 등의 내용이 최소한, 우선적으로 포함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근대국가 정신이 스며든 교육이란 어떤 모습일까. 개인 소질에 따라 전문 능력을 키워 다양한 영역의 직업을 찾는 데 직결되는 실질적인 교육이 그런 모습일 것이다. 독립된 성인으로서 자신의 직업을 통해 스스로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개인이야말로 자유로운 근대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라는 협동체 속에서 공헌할 때 인성은 저절로 길러진다.

사회는 복잡해지고 요구되는 일자리는 다양한데도 한국의 학부모와 자녀들은 이전 시대의 기준으로 ‘사(士)’에 해당하는 직업에 매달린다. 만약 지난 20여년간 우리 공교육에 ‘근대국가 건설을 책임지는 시민’의 개념이 녹아 있었다면 지금쯤 한국의 학부모와 자라나는 세대의 직업관이 많이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우리 교육계가 생각하는 교육 정책이란 곧 대학 입시제도나 입학 정원 배정을 이리저리 고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의 공교육은 교육 목적을 바로잡는 데서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문근찬 < 숭실사이버대 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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