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상사 자회사로 편입된 종합물류업체 범한판토스가 몸집을 키우며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LG그룹의 물류 사업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은 범한판토스의 활약 때문이다.
LG계열 범한판토스, 물류사업 확 키운다
◆해상~육상까지 전문성 강화

범한판토스는 지난 5일 육상 운송 전문 물류업체 하이로지스틱스에 대한 흡수합병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하이로지스틱스는 LG전자 물류회사로 업계에서는 알짜회사로 통한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10월 하이로지스틱스를 1054억원에 인수한 이후 흡수합병을 추진했다.

업계에서는 범한판토스가 하이로지스틱스를 끌어안으면서 ‘퀀텀점프’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해상 및 항공 운송·창고·통관 서비스를 주로 하고 있다. 하이로지스틱스는 육상 운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다. 범한판토스는 합병으로 하이로지스틱스의 육상 운송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단숨에 확보했다.

물류센터 규모도 두 배 늘었다. 기존에 갖고 있는 91개 국내외 물류센터에 하이로지스틱스의 101개 물류센터를 추가해 총 192개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해외 법인 및 지사 등 해외 거점도 기존 205개에 하이로지스틱스 138개 거점을 더해 총 343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범한판토스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가 크게 확대된 만큼 글로벌 영업력이 강해지는 분위기”라며 “고객사 중 해외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는 올해부터 3조원대를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2조18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로지스틱스의 매출(지난해 7705억원)을 더하면 2조9592억원에 달한다.

◆LG 물류사업 얼굴로 발돋움

범한판토스는 탄생부터 LG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둘째 동생인 구정회 씨 일가가 1977년 설립한 종합물류회사다. 이런 이유 때문에 범LG가(家)로 분류되고는 했다. 지난해 1월 LG상사가 범한판토스 지분 51%를 3147억원에 인수하면서 온전한 LG의 일원이 됐다.

범한판토스는 LG상사 품으로 들어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두 회사는 각자 해외 거점을 활용해 세계 물류시장 동향 정보를 공유한다. 이런 정보가 해외 업체 대상 물류 수주 활동에 도움이 돼서다. LG의 브랜드 인지도와 영향력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 해외사업이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와 해외 운송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버드와이저를 보유한 세계 최대 맥주업체 AB인베브의 국제 운송 물류를 수주했다. 니베아로 유명한 독일 BDF, 독일 아웃도어 의류업체 쉐펠의 물류 계약도 따냈다.

해외 물류사업은 더욱 체계를 갖출 전망이다. 범한판토스는 2월 해외 물류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최근 LG CNS와 해외 물류사업 확대를 위한 협업도 벌이고 있다. LG CNS가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물류서비스 플랫폼을 범한판토스 사업장에 적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범한판토스가 요즘 같은 속도로 해외시장 개척 등 사업 확대에 나선다면 회사가 커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