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이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회사들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조선산업 특성상 실외 및 밀폐된 실내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온에 달궈진 철판 내부 혹은 철판 위에서 무거운 보호장구를 입고 용접하다 보면 건장한 근로자라도 더위에 지치기 마련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는 여름철 점심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하자는 차원에서다. 현대중공업은 7~8월 점심시간을 30분 늘렸다. 삼성중공업은 오전 온도가 28.5도 이상이면 30분, 32.5도 이상이면 1시간 늘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8도 이상이면 30분, 32도 이상이면 1시간 연장한다. 점심시간을 연장하더라도 퇴근시간은 변함이 없다.

조선사들은 건조 중인 블록 내부에 에어컨과 이동형 냉방기인 스폿쿨러 등을 가동해 작업장 온도를 낮추고 있다. 대우조선은 근로자의 더위를 일부 해소하기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작업자들이 입는 조끼 내부에 압축공기를 순환해 체온을 냉각시키는 ‘냉풍조끼’가 대표적이다.

닭요리 등 보양식도 제공된다. 조선소 곳곳에 식염 포도당과 비타민, 제빙기, 정수기 등을 비치하기도 한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여름이 되면 철판에서 나오는 열기와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 등으로 작업장 온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진다”며 “여차하면 근로자들이 더위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