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5, 갤럭시S6 등에는 이통사 로고가 포함됐지만 갤럭시노트7에는 로고가 빠진다. 사진은 갤럭시노트5.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등에는 이통사 로고가 포함됐지만 갤럭시노트7에는 로고가 빠진다. 사진은 갤럭시노트5.
[ 이진욱 기자 ] 이달 19일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이동통신사 로고를 삭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고없는' 스마트폰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이어 갤럭시노트7도 통신사 로고를 생략한 채 시장에 내놓는다. 갤럭시노트5나 갤럭시S6 등에 모두 이통3사 로고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할때 작지 않은 변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5' 출시전부터 이통사에 로고를 빼달라고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 이통사 로고 없이 출시되는 아이폰에 비해 디자인이 뒤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

한 소비자는 "이통사 로고가 붙어있는게 보기 싫어 일부러 케이스를 끼워서 사용한 적도 있다"며 "글자 몇자 박혀있는 수준이지만 전체 디자인을 방해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로고 삭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국내 다른 제조사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이 이통사 로고없이 출시되자 곧이어 LG전자의 G5도 로고를 떼고 나왔고, 팬택도 스카이 아임백에서 로고를 생략했다. LG전자는 내달 9일 공개예정인 V20도 로고없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들이 출시한 고급형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밴드 LTE'(SK텔레콤), '올레'(KT), '유플러스LTE미'(LG유플러스)와 같은 로고가 있었다. 때문에 제조사들은 이통사의 로고가 자사 제품의 고유 디자인을 훼손한다는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스마트폰에 이통사 로고가 빠지는 현상을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향력이 커진 방증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제조사들은 이통사의 판촉 활동에 따라 판매가 좌우됐기 때문에 이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고사양의 프리미엄폰을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이통사에 의존도를 낮추고 제품 자체의 브랜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갤럭시S7이 이통사 로고없이 출시되자 곧이어 LG전자의 G5도 로고를 떼고 시장에 나왔다.
갤럭시S7이 이통사 로고없이 출시되자 곧이어 LG전자의 G5도 로고를 떼고 시장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의 로고 생략이 중고폰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시작한 렌탈폰 서비스 '갤럭시클럽'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클럽'은 일정 기간 사용 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은 면제해 주고 새 폰으로 바꿔주는 제도다. 면제된 할부금은 중고폰을 팔아 충당한다. 이 사업을 위해서는 중고폰 시장에서 제값을 받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이통사 로고가 박힌 폰은 중고폰 시장에서 낮은 가격을 받았다. 또 이통사에 따라 같은 제품도 가격 차이가 컸다. 로고 삭제를 통해 삼성은 동일한 중고 제품에 대한 동일한 가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LG유플러스는 중고폰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제조사는 이통사에 전략 스마트폰 위주로 로고를 제외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향후 중저가 폰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면서 이통사 로고 삭제를 원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보적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의 로고를 생략하고 출시할때부터 트렌드는 이미 정해진 것과 다름없었다"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중고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제조사들은 이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