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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내유보금 괴담, 용어부터 바꿔야 사라진다

입력 2016-08-07 17:44:00 | 수정 2016-08-08 09:47:48 | 지면정보 2016-08-08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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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의 현금 오해받는 사내유보금
반자본주의 세력의 선동에 악용돼
'세후재투자자본'으로 재정의해야

이한상 < 고려대 교수·경영학 >
해마다 반복되는 ‘사내유보금’ 논쟁이 또 시작됐다. 최근 논쟁의 특징은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사회적 불안정을 배경으로 한 극단주의의 발호다. 보다 못한 학계가 오해를 부르는 사내유보금이란 단어를 대체하자며 새 이름 찾기 공청회까지 열었다. 이미 세금을 납부한 이익 중 배당하지 않고 회사에 다시 투자한 주주의 돈이니 ‘세후재투자자본’으로 부르자는 대안도 제시됐다.

사내유보금 괴담의 줄거리는 이렇다. 탐관오리인 대기업과 재벌이 민중의 고혈을 짜내 곳간에 사내유보라는 쌀을 가득 채웠다. 홍길동인 우리 단체가 그곳을 털어 저성장과 양극화에 신음하는 노동자 농민을 구하는 것은 대의와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괴담 유포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괴담 유포자들은 민주적 토론보다는 진영 논리와 종교적 믿음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내유보금 괴담 유포자는 누구인가. 첫 번째는 기업 이익은 타인을 착취한 결과라고 보는 반(反)자본주의자들이다. 이들에게 사내유보금은 노동유연화, 환경파괴, 하청업체 갑질의 결과일 뿐이다. 이들의 사내유보 환수 주장은 모든 기업 이익을 소급해 100% 과세하자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다. 이들에게 대기업의 제1주주는 국민연금이고, 곳간을 열어 봐야 쌀은 별로 없으며, 쌀 판 돈으로 산 땅과 소 두 마리, 농기계와 가재도구는 좀 있지만 이걸 팔아 나눠주면 내년 농사는 어떻게 짓느냐고 친절하게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일까.

괴담의 두 번째 진원지는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학자나 정치인의 외피를 쓴 보다 위험한 부류다. 이들은 자영업자, 중소기업가, 비정규직, 청년층이 고통받는 것은 모두 신자유주의 하의 대기업과 재벌이 만들어 낸 폐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세금을 걷어 재분배하는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으니 소득의 원천 분배에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법률로 대기업 관련 거래의 가격체계를 통제하겠다는 발상을 수시로 현실로 옮기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라는 책을 통해 왜 회사 운영의 성공 경험이 국가 운영의 성공 경험이 될 수 없는지 설파했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기업 활동의 결과에 책임지지 못할 정치인과 좌파 경제학자들의 장난감이 아니며, 주주의 것이다. 왜 정치인들이 개별 기업의 배당, 투자, 최적현금 보유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가. 한국의 경제 문제는 신자유주의적 시장 과잉보다는 자본주의 질서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생기고 있다. 대기업의 많은 문제는 공정거래, 조세정책, 지배구조 확립, 자본시장의 투명성, 개방경쟁체제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

사내유보금 괴담은 재벌과 대기업만 없애면 모든 경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편집증 환자들과 이들을 이용하려는 정치세력이 만들어 낸 혹세무민용 ‘다이빙벨’일 뿐이다. 전 세계적 불평등론을 점화시킨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냉철한 민주적 논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입견과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모든 이해관계에 동일한 판단 잣대를 적용하기 위해 토론의 기본적인 용어부터 더 정교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 출처가 불분명하고 선동에 악용되는 사내유보금은 시급히 ‘세후재투자자본’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이한상 < 고려대 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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