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9일 당대표 선출…마지막 변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안갯속이다. 전대 전체 투표의 70%인 당원투표(30%는 국민 여론조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34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 투표는 7일 마무리됐다. 현장 대의원 투표자 1만여명과 국민 여론조사(7~8일)만 남겨놓고 있다. 전대가 막판 계파 대결로 치달으면서 승패는 비박(비박근혜)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결집 여하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오더 투표’ 논란에 판세 오리무중

당권 주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비박계 단일 후보인 주호영 후보는 단일화 상대였던 정병국, 김용태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계 패권주의에 패전명령을 내려달라”고 친박계 책임론을 제기했다. 주 후보는 또 친박계 내 이른바 ‘오더 투표’ 대상으로 지목된 이정현 후보를 겨냥해 “언론이 과거 (새누리당을) 청와대 출장소라고 했는데, 아마 이번엔 부속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정현 후보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최소화해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시키겠다”고 친박계 표심을 자극했다. ‘오더 투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5일 저녁을 기점으로 당원 사이에선 ‘오더 문자’가 나돌았다. 친박계 측에선 이정현, 비박계 측에선 주호영 후보를 지지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당 소속 의원 및 당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이주영 후보는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총선을 망친 책임자들이 말 잘 듣는 허수아비 당 대표를 만들려고 전화나 문자 오더를 내리고 있다. 이것은 비박 단일화에서 시작해 친박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분열과 패권의 망령이 되살아나 당을 쪼개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친박계 한선교 후보도 “여러분들이 망친 당을 전대를 통해 새롭게 만들려고 하는데 또다시 구태를 보여줘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승패 가를 3대 변수는

전대는 양 계파 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오더’가 실제 투표로 얼마나 이어질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비박계에선 후보 단일화가 파괴력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대구·경북(TK) 출신의 주 후보는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대표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부산·경남(PK) 표심과 20대 총선 참패 여파로 친박계에 대한 반감이 큰 수도권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영남(44.6%), 수도권(34.5%) 표심은 전체 선거인단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친박계에선 결집력이 변수다. 의원만 70여명이 넘는 친박계는 비박계보다 조직력에서 앞선다. 그러나 친박계 후보 단일화가 물 건너가면서 표 분산이 불가피해졌다. 전체 유권자의 3%에 불과한 호남 출신의 이정현 후보가 친박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면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로서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점도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이런 계파별 투표 지시가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인 1표제’와 ‘투표율’은 또 다른 변수다. 1인 1표제 도입으로 후보 간 연대가 안 돼 표를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전대엔 유력 주자가 없어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치러진 사전 투표율은 2년 전 전대보다 9%포인트 낮은 20.7%를 기록했다.

김채연/박종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