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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19대 국회 구태정치 답습하는 20대 국회

입력 2016-08-07 14:42:15 | 수정 2016-08-08 08: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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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흥정거리 대상 된 11조 규모 추경안 처리

야당, 누리과정·서별관회의 청문회 등 선결조건으로 내세워
“계파 청산” 외치면서도 대표 경선, 계파 대결 구도로 진행

입법 실적에 매달려…규제·부실법안 쏟아내
여야 모두 새정치, 혁신을 표방했던 20대 국회가 초반부터 19대 국회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 야당은 추가경정예산안을 다른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서 처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나라 살림이 정치적 흥정 대상이 된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은 결국 계파 전쟁이 됐다. 여야 모두 20대 국회 초반 “계파 청산”을 외쳤지만 말 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20대 국회 들어서자 마자 여야는 선심성, 규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흥정거리 대상 된 추경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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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 선임기자

여야는 당초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12일 처리키로 합의했다. 그렇지만 물건너 갔다. 각 상임위에서 추경안 심사는 헛바퀴를 돌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하루 하루 속이 탄다”고 말했다.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게 된 이유는 야 3당이 내건 8가지 합의 사항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투입, 국민의당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서별관 회의’ 청문회 즉각 개최를 추경안 처리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야당은 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 △농민 백남기 씨 사건 청문회 추진 △사드(THAAD·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특별위원회 신설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등도 요구했다.

정부·여당으로선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의 요구에 맞서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했다.

더민주는 지방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에 중앙정부 재정을 더 투입하는 내용의 대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정부가 그것만은 안 된다고 몇년째 반대했는데, 이제 와서 추경 때문에 입장을 바꿀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하겠다는‘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에 대해 더민주는 중앙정부 예산과 계정이 달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서별관 회의 청문회에 대해 추경안 심사와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도 지난 5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새누리당은 서별관 회의 청문회를 포함한 야 3당의 8개 사항 합의가 ‘선(先) 결정, 후(後) 통보’라며 강력

히 반발하고 있다. 누리과정과 서별관 회의, 세월호 특조위, 사드 등 모두 추경과 무관한 사안들로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것은 나라살림을 정치적 흥정의 볼모로 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새누리당은 반박했다.

야당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검찰 개혁, 세월호 특조위, 사드 특위 등이 해결돼야 추경안 통과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구조조정 청문회 뒤에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각 당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법안을 주고받기식으로 처리하려는 전략을 폈다.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연계 처리 카드를 단골로 내걸었다. 2013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야당의 상설특검법이 연계 처리 대상이 됐다. 2014년엔 새누리당의 정보통신관련법과 야당의 방송법 개정안, 2015년엔 새누리당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야당의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이 여야간 법안 처리 거래 대상이 됐다.

◆치열한 계파 구도가 된 여야 전당대회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뽑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경선은 결국 치열한 계파 구도가 됐다.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대결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새누리당 대표 경선전 비박계 단일화에 성공한 주호영·정병국·김용태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도로 친박당, 청와대 부속실화를 막기 위해 친박 패권주의에 퇴장명령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들 3인은 지난달 정병국·김용태 의원간 대결에서 정 의원으로 1차 단일화를 이룬 뒤 지난 5일 주 의원으로 최종 단일화했다.

이에 맞서 친박계는 이정현 의원으로 표 결집을 하는 양상이다. 친박계 후보로는 이정현 의원과 이주영 의원, 한선교 의원이 꼽힌다. 이 의원과 한 의원은 친박 주류에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면서 범친박 또는 탈 친박으로도 꼽혀왔다. 친박계는 단일화를 하지 않고 각자도생 쪽으로 나가고 있다. 이들 후보는 비박계 단일화에 대해 “계파 대결로 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해 왔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단일화 하기는 쉽지않다. 투표 과정에서 표 결집을 통한 간접적 단일화로 갈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는 친문재인 쪽의 추미애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과 비문재인 쪽의 이종걸 전 원내대표가 대결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실·선심성 법안 찍어내는 여야

7일 현재 20대 국회 들어 제출된 법안은 모두 1465건으로 집계됐다. 법안 1000건을 발의하는데 걸린 시간은 17대 국회 303일, 18대 국회 132일, 19대 국회 77일, 20대 국회 57일이 걸렸다.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많이 제출한 것에 대해 입법 본연의 일에 충실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건주의’발의가 많고, 재정건전성 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불량 법안’이 적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한국경제신문 7월26일자 A1,4,5면 참조)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법안도 적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뒤 두달간 의원 발의 규제 법안 597개 가운데 규제 강화 법안이 457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신문 8월5일자 A3면 참조). 법안의 양과 질에 문제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입법안은 총 1만5444개이며 이 가운데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5346개 법안만 법제화에 반영됐고 1만여건 가까이 폐기됐다. 그 만큼 부실 의원 입법이 많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q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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