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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혼저옵서예!…'진짜 제주'를 만나다

입력 2016-08-07 16:36:24 | 수정 2016-08-07 16:36:24 | 지면정보 2016-08-08 E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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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만 돌면 안보이는 제주의 속살
영화 ‘이재수의 난’ 촬영지인 아부오름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이재수의 난’ 촬영지인 아부오름


여행객에게 제주도는 어떤 곳일까.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지금, 섬 전체가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궁금하다. 현지인에게 제주도는 어떤 모습일까. 현지인이 말하는 제주도는 다르지 않을까. 토박이가 이끄는 대로 제주도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몰랐던 제주인의 아픔, 무심코 지나친 돌 하나의 의미까지 새롭게 다가왔다. 알고 나면 달라진다. 전에 없던 것이 새로이 가슴에 와 닿는다. 좀 더 깊은 제주도를 경험하고자 떠났다. 사람과 자연, 역사를 두루 만나는 여행길이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제주인의 지혜

제주도는 적이 침입하기 좋은 곳이 많다. 제주도 사람들은 외적을 방어하기 위해 해안선에 돌로 성(城)을 쌓았다. 이것을 환해장성(環海長城)이라고 한다. 탐라만리장성, 해안성담 등으로도 불린다.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쌓은 것이다. 이원진 제주목사의 탐라지(1653년)에는 ‘길이가 300여리에 달한다’고 쓰여있다. 환해장성의 흔적은 제주도 19개 해안마을에 남아있다. 그중 곤을동에 있는 환해장성은 평균 높이가 3~3.8m에 이르며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환해장성은 살아남기 위해 투쟁한 제주인의 피땀 어린 노력을 잘 보여준다. 이제는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밭담 쌓기 체험기사 이미지 보기

밭담 쌓기 체험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밭을 둘러싸고 있는 ‘밭담’이다. 제주도의 밭담을 이어 붙이면 약 2만2100㎞에 이른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마치 검은 용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흑룡만리(黑龍萬里)라고도 한다. 밭담이 없는 제주를 상상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밭담은 언뜻 보기에 허술해 보인다. 돌과 돌 사이에 구멍이 뚫려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제주인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돌을 성기게 쌓아서 바람이 잘 통하게 한 것이다. 바람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순응하는 구조다. 그 덕분에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밭담을 직접 쌓을 수 있는 체험장이 구좌종합운동장 근처에 있다. 이곳은 제주 돌 문화의 가치를 알리고자 만든 곳이다. 체험장에는 밭담이 길게 이어져 있다. 원래 있던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체험하러 온 이들이 쌓은 것이다. 누구나 밭담 쌓기에 도전할 수 있다. 관건은 돌과 돌이 잘 맞물리도록 쌓아 올리는 것. 기술보다는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돌이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여러 각도로 돌리면서 올리다 보면 안정적으로 쌓인다.

오름, 눈을 황홀하게 하다

제주도는 오름의 왕국이다. 오름은 자그마한 산을 일컫는 제주 방언이다. 산과 오름을 나누는 기준 중 하나는 높이다. 해발 370m의 산은 오름으로 분류한다. 제주도에는 약 360개의 오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름은 제주도 여행의 인기 코스로 자리 잡았다.

평소 산행을 싫어하는 이라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 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아부오름이다.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아부는 아버지처럼 존경하는 사람을 뜻하는 제주 방언. 아부오름은 산 모양이 집에서 어른이 듬직하게 앉아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한자로는 亞父岳(아부악)으로 표기하고, 송당마을과 당오름의 앞(남쪽)에 있는 오름이라고 해서 앞오름이라고도 한다. 이것을 한자를 빌려 표기한 것이 前岳(전악)이다.

아부오름에서 내려가는 길기사 이미지 보기

아부오름에서 내려가는 길

아부오름은 해발 301m에 불과하다. 걸어서 10~15분 정도면 정상에 닿을 만큼 오르기 쉽다. 경사는 가파른 편. 걷다가 좀 힘든가 싶었더니 벌써 다 왔단다. 진이 빠지도록 운동하는 사람들은 맥이 풀릴지도 모르겠다. 정상에는 함지박 같은 모습의 굼부리(분화구)가 패어 있다. 아부오름의 바깥 둘레는 약 1400m, 바닥 둘레는 500m, 화구 깊이는 78m 정도다. 정상부 한 바퀴의 길이는 약 1.5㎞다. 20~30분 정도면 충분히 돌 수 있는 거리다.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그 감동은 높이와 비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굼부리의 경계를 따라 원을 그리듯 자라고 있는 삼나무는 한참이나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영화 ‘이재수의 난’을 촬영할 때 심은 나무란다.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은 이곳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내려오는 길에 방목된 소떼를 만났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놀랐는지 먹는 것을 멈추고 한참이나 쳐다본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과 아부오름이 하나가 돼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미식여행, 현지인이 찾는 곳으로

접짝뼈국기사 이미지 보기

접짝뼈국

제주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접짝뼈국. 제주도식 곰탕이라고 할 수 있다. 접짝뼈란 돼지 앞다리 뼈를 뜻하는 제주 사투리다. 접짝뼈를 푹 고아 메밀가루와 쌀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고기가 매우 부드러워서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 국물은 담백하면서 속을 든든하게 해준다. 식당이 예약을 받지 않으니 일찍 움직이는 것이 좋다. 화성식당(064-755-0285)과 친정집(064-702-3968)의 고기국수는 놓치지 말자. 제주도에 고기국수집은 많지만 화학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곳은 드물다. 느끼하지 않고 종류도 많기 때문에 다양한 국수를 원 없이 즐길 수 있다.

제주=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여행 정보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
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숨은 비경과 역사 체험


친정집의 고기국수기사 이미지 보기

친정집의 고기국수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낸 김형훈 작가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김영훈 뭉치여행사 대표와 함께 제주도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는 다소 특별한 제주도 여행 상품을 만들었다. 저자가 쓴 책을 바탕으로 일정을 짠 여행상품이다. 제주문화여행 상품은 관광지만 도는 획일적인 관광에서 벗어나 제주도의 숨은 비경과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김형훈 작가가 동행해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가격 미정. 뭉치여행사(064)724-6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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