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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친중파 커밍아웃

입력 2016-08-05 18:30:41 | 수정 2016-08-06 03:15:10 | 지면정보 2016-08-06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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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엽 논설위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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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중화제국’의 제후국이었다. 중국은 내정에 간섭하지 않았지만, 조선은 중국을 대국으로 섬겼다. 조선은 태생부터 그랬다. 사대의 대상은 명나라였다. 특히 명의 도움으로 임진왜란을 극복한 뒤에는 소(小)중화라는 이름으로 사대가 내면화됐다. 대륙의 주인이 명에서 청으로 바뀌면서 혼란이 왔다. 만주(여진)족이 세운 ‘오랑캐의 나라’라며 처음엔 청을 배척했다. 하지만 1637년 인조가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敲頭禮)’의 굴욕을 겪은 뒤, 조선과 청은 다시 조공·책봉 관계가 됐다. 소중화는 지하로 내부로 더 깊이 스며들었다.

500년 중화 질서는 구한말에 와서야 전환기를 맞았다. 급진개화파 김옥균 홍영식 등이 갑신정변을 일으키자 청은 정세안정을 빌미로 1885년 거만한 위안스카이를 보냈다. 중국은 그때도 지금처럼 거칠었다. 그의 내정 간섭에 지친 조선은 러시아에 접근하며 ‘탈청’을 시작했다. 결정타는 청일전쟁이었다. 조선 지배권을 놓고 일어난 청일전쟁(1894~1895)의 결과는 중화제국의 소멸이었다. 1889년 메이지헌법을 제정, 근대국가로의 전환을 마무리한 일본은 동북아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했다. 청으로부터의 독립 염원을 담은 독립문도 1897년 세워졌다. 중화질서는 그렇게 붕괴됐다. 조선 외에 베트남 태국 티베트 등 나머지 11개 조공국들은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의 수중에 떨어졌다.

대한민국은 6·25전쟁 과정에서 중국을 적성국으로 다시 대면했다. 사회주의로 변신한 중공은 북한을 지원한 전쟁에서 우리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뿌리 깊던 ‘친중 DNA’는 그렇게 끝나는가 했지만, 한국 내 분열과 함께 반전을 맞았다. 1970~80년대의 민주화 바람 속에 일단의 반항적 지식인들은 반미사회주의적 조망 속에서 중국을 재인식하게 됐다. ‘8억인과의 대화’ 따위는 그런 반도 지식인의 협소한 중국몽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현실 사회주의의 쇠락과 한국 자본주의의 성공이라는 명확한 대비는 500년 묵은 중국 콤플렉스를 말끔히 날렸다.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친중 DNA’가 최근 다시 목격되고 있다. 곳곳에서 친중파의 커밍아웃이 벌어지고 있다고 할 정도다. 깜짝 놀랄 만한 일이다. 친중은 대체로 친북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분위기인 것은 틀림없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인사까지 ‘사드 배치가 한국외교의 최대 실책’이라고 중국 편을 들고 나선 일은 더욱 그렇다. 이런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이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과 나란히 섰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박 대통령 친중 노선의 오류를 우리는 아프게 깨닫고 있다.

백광엽 논설위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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