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에 의한 세계 최초의 달 탐사가 내년에 이뤄진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민간 우주탐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문익스프레스의 달 탐사를 승인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금까지 달 탐사 프로젝트는 미국과 옛 소련, 중국 등 3개국 정부만 했으며 민간 차원의 시도는 전례가 없었다.

FAA 승인으로 문익스프레스는 지난 6년간 3000만달러(약 334억원)를 투입한 9㎏짜리 무인 탐사로봇(MX-1)을 내년 하반기께 달에 보낼 수 있게 됐다. FAA는 “문익스프레스의 탐사로봇이 미국의 안전을 침해하지 않으며 외교적 이익을 훼손하거나 국제적 의무 이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익스프레스가 이번 탐사 과정에서 달 표면을 손상하거나 오염시키지 않겠다는 실행 계획을 제시해 미국 관련 부처가 최종 승인을 내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문익스프레스가 달 탐사에 실패하더라도 민간회사의 우주 개발 절차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익스프레스의 탐사로봇은 발사로켓 전문 스타트업 로켓랩의 로켓에 실려 달까지 날아간다. 탐사기간은 2주로 계획됐다. 나빈 제인 문익스프레스 창업자 겸 회장은 “탐사 비용은 발사 관련 지출을 포함해 1000만달러 정도”라며 “달 탐사의 궁극적 목표는 우주의 광물 채취”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의회가 우주 광물을 보호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익스프레스는 세계 최고 인터넷업체 구글이 달 탐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개최한 ‘구글 루나 X 프라이즈’의 상금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구글은 로봇을 달 표면에 착륙시켜 500m 이동하면서 고화질 동영상을 가장 먼저 찍어 보낸 팀에 2000만달러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우주 개발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예산 문제 등으로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뒤 주도권이 민간에 넘어갔다.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각각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창업해 한 번 발사된 로켓을 다시 회수하는 등의 기술을 개발하며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