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태극 전사들의 ‘금빛 레이스’를 응원하기 위해 재계 오너들이 발 벗고 나섰다. 4회 연속 종합순위 10위권에 들겠다는 ‘10-10’ 목표를 내걸고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후원자 역할을 다하기 위해 2만㎞에 달하는 여정에 올랐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삼성, 빙상·승마·육상 적극 지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 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출국했다.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양궁 대표팀을 현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장도에 오른 것이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온 정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올림픽 현장을 찾아 경기를 참관하고, 남녀 양궁 대표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도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당시 대표 선수들은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자 정 부회장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감격을 나누기도 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장 자격으로 지난달 27일 리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 회장은 최근 치러진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선수단 전반의 지원을 책임짐과 동시에 런던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 사냥’에 나서는 축구 국가대표를 지원할 예정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현장을 찾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올림픽엔 현장을 방문하지 않는다. 삼성그룹에서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삼성은 빙상과 승마, 육상 종목 협회 회장사로 이들 종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김재열 사장 등 삼성 대표 일행은 지난달 8일 서울 태릉선수촌을 찾아 선수단에 격려금 5억원을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를 맡은 뒤 1998년부터 올해까지 10회 연속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비인기 종목의 든든한 후원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8년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핸드볼 국가 대표팀을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SK그룹 임원진은 지난달 리우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며 격려금 3억원을 전달했다. 최 회장도 며칠 뒤 태릉선수촌을 찾아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했다.

SK는 최 회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여자핸드볼 외에도 남녀 17명이 출전하는 펜싱, 최경주 감독이 이끄는 남자 골프, 여자 접영 등 여러 종목을 후원하고 있다. SK 그룹 관계자는 “회사와 관련한 현안 때문에 최 회장의 리우 방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격에 대한 애정으로 2002년 대한사격연맹과 인연을 맺고 지난 15년간 총 125억원의 사격발전기금을 지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2016 한화회장배 사격대회장을 찾아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아버지’ 자격으로 리우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김 회장의 셋째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은 한국 승마 선수로는 유일하게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 팀장은 2006 도하·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이자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구조조정 등 그룹 내 현안에 집중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순신/리우데자네이루=이관우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