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창업 초기기업 직접투자 '가속'…"올 350억 지원"
“매출도 변변치 않은 창업 초기 기업에 돈을 빌려주려는 은행이 없었는데 신용보증기금의 직접 투자 덕분에 회사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눈꽃 빙수기 제조업체인 씨케이컴퍼니의 원용태 대표는 4일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난해 초 신용보증기금이 결정한 10억원가량의 지분 투자에 힘입어 전문 제조 공장을 세우고 후속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연계투자를 받으려는 창업 초기 기업이 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보증 업무 외에 설립 후 5년 이내 창업 초기 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외에 다양한 업종에 걸쳐 사업성과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비상장 중소기업에 지분의 최대 50%, 최대주주 지분율 이내로 투자하고 있다. 주식·회사채 투자 등으로 기업당 최대 30억원을 투자한다.

신용보증기금은 보증연계투자를 본격화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7개 기업에 총 49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40여개 기업에 3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도 이 같은 효과를 고려해 지난 5월 보증기관의 직접 투자 한도를 종전의 두 배로 확대했다. 기존 보증잔액까지인 투자 한도를 보증잔액의 두 배로 늘렸다.

신용보증기금 투자를 받은 씨케이컴퍼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억800만원으로 전년(6100만원) 대비 18배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6% 증가했다. 3월에는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원 대표는 “올 들어서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은 4 대 6 정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창업 초기 기업은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비용 부담 없이 마련할 수 있고, 신보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얻었다”며 “최근 제도 개선까지 이뤄져 좋은 환경이 마련된 만큼 창업 초기 기업과 신보가 ‘윈윈’할 수 있는 사례를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 보증연계투자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보증과 연계해 직접 투자하는 복합상품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우수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의 직접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